10조 넘는 부지조성공사 난이도 높아 건설사들 머뭇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눈길
국내외 공항건설 다수…노하우·기술력으로 돌파 가능
[미디어펜=서동영 기자]현대건설이 대부분의 건설사가 참여를 머뭇거리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공항건설에 있어서는 베테랑 건설사로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 가덕도신공항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7일 내년 SOC예산으로 25조4852억 원을 편성했다. 이중 가덕도신공항 건설에는 9460억 원을 배정했다. 올해 가덕도신공항 관련 예산 5362억 원 대비 76%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시작하겠다는 정부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친 상태다. 공항 건설을 맡을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이 참여해 유찰됐다. 벌써 세번째 유찰이다. 1차에서는 지원한 건설사고 한 곳도 없었으며 2차에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홀로 참여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 포함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HL D&I한라·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한양·효성중공업 등으로 구성됐다. 

건설사들이 무려 10조5600억 원에 달하는 가덕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공사 난이도는 높은데 공기는 짧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상공항인 가덕도신공항은 부지를 조성하려면 준설 후 매립을 해야 하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 예산은 많아보여도 사업성은 낮은 셈"이라며 "그런데도 개항은 2029년으로 5년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입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이 도전하는 이유는 공항 건설에 있어 다수의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1972년 김포국제공항 공항청사 확장공사를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 1·2활주로와 1·2여객터미널, UAE 알아인 국제공항, 인도네시아 바탐섬 항나딤 공항, 페루 신체로 공항(2025년 준공예정) 등 국내 외에서 다수의 민간·군공항 건설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특히 현대건설이 전체 사업비 7600억 원 규모 부지조성 공사와 여객터미널 본공사를 맡은 페루 신체로 공항 건설에서는 멕시코·중국·페루 등의 기업들을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로서는 그동안 쌓아온 공항 건설 수행경험과 기술력을 적용 시 각종 리스크 요소들을 제거하면서 충분히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건설을 대표하는 건설사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1966년부터 현재까지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액의 1444억2273만 달러에 달한다. 국내 건설사 중 당연 1위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수주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정부가 계속해서 경쟁입찰을 고집하는 점이 문제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에는 참여 건설사가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도 국토교통부가 경쟁입찰 조건을 고수해 계속 유찰되고 있다. 착공시기만 늦춰져 결국 공항 준공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