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장관 ‘불출석 양해 확인서’ 진실공방에 개회 5시간 밀려
오후 7시 외교 분야 질의 이어 9시 안보 분야 질의 진행하기로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야가 10일, 2일 차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진실공방으로 삐걱거렸다.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장관의 출석 문제로 설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정부질문은 기존 계획보다 5시간이나 지연 개최됐다.  

여야는 이날 외교·통일·안보·분야를 주제로 국회 대정부질문을 준비했다. 야당은 조태열 외교부장관에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강제노동’이라는 표기가 제외된 배경 등을 질타할 계획이었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친일’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여당은 국방부를 대상 질의를 통해 최근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반박하고 이를 ‘괴담과 선동’이라고 비판할 계획이었다. 야당의 친일 프레임에 괴담 프레임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 여야가 조태열 외교부·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국회 대정부질문 불출석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서 본회의가 연기됐다. 사진은 10일 오후 굳게 닫힌 본회의장. 2024.9.10/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오전 민주당이 대정부질문에 조 외교부장관과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불출석하는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장관의 대정부질문 불출석을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국회 무시, 입법권 무시가 도를 넘었다. (불출석은)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이자 민주주의 파괴 행위이다”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두 장관의 불출석은 “민주당도 동의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두 장관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한 양해 확인서에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인을 찍은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에 야당은 양해 확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이 ‘낙장불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야는 대정부질문 개최를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야당은 외교와 국방장관이 불참한 상태에서 외교·통일·안보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반발한 끝에 일정 변경에 여당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기존 오후 2시 계획됐던 대정부질문은 조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는 오후 7시부터 외교 분야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여야는 김 장관이 출석하는 9시부터는 안보 분야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두 장관은 대정부질의가 진행되기 이전,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 각료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에 대한 양해 확인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정부질문에는 장관을 대신해 차관이 출석하기로 했으며 이는 여야 원내대표는 물론 국회의장까지 승인을 끝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9월 4일 국회 협력관이 양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양해 확인서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또 국회의장실에 상세 사유서를 제출했고 국회 의사과에도 통보를 완료했다”며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불출석을)설명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취했고, 모든 것이 정리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조 장관의 대정부질문 불출석은 국회의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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