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발생한 혼란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용병 불가론’의 분위기가 강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원내에서는 이번 비대위원장 자리가 ‘독배’라는 평가가 커 마땅한 지원자가 없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18일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개최하고 2시간 30여분 동안 비대위원장 후보를 논의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3일에 이어 이날에도 비대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를 발표하기 전부터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비대위원장 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구인난에 빠진 원인으로는 인력풀이 좁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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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8/사진=연합뉴스 |
비대위원장이 당 내부에서만 선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폭풍 속 거대 야당과 국정운영 주도권 싸움은 물론, 당내 분열까지 막아야 하는 중책으로 여겨져 현역 의원들은 비대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겸직이 거론되고 있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하며, 원톱 체제로 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수 의원들이 현행 투톱 체제가 당을 안정감 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원톱 체제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선수별 비대위원장 추천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각각 후보를 추천해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대식 수석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에서 구성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 누가 해야 될 것인지도 한두명이 거론됐다. 하지만 협의가 아직 안 됐고, 이는 선수별 의견을 듣고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유력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5선 현역 의원인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친윤’인 권 의원을 추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역임했고,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 속에도 용산을 사수한 바 있어 계파갈등을 종식하고 당의 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로 여겨진다는 전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번 비대위의 성격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과정에서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만약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까지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당내 인사가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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