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지난해 4분기 이후 실적 하락 직면
지난해 건설사 29곳 부도…86%는 지방 소재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사들이 부동산 침체와 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실적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이미 부도나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다. 

   
▲ 건설산업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사, 특히 지방 건설사가 위기에 몰렸다고 분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공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의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보고서는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건설사들이 직면할 가장 큰 재무적 위험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건산연은 "특히 2022년 이후의 지속된 공사비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사비는 최근 크게 올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된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건설 공사비 지수는 설공사 물가 변동 분석의 기준이다.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에 생산자 물가 지수와 같은 관련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다.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도록 5년마다 기준연도와 조사 대상 품목 등을 개선하며, 현재 지수 자료는 2020년(지수 100)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지수가 2016년 11월(87.93)부터 2020년 11월까지 4년간 14.8% 오른 것을 고려했을 때 최근 4년(2020년 11월~2024년 11월)간 공사비 상승 폭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1~11월을 기준으로 2021년 평균 공사비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고, 2022년 1~11월 평균 지수는 11.5%, 2023년 3.4%, 지난해 1.8% 각각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2월(130.05) 처음으로 130대로 진입한 후 7, 8월을 제외하고 줄곧 130을 웃돌았다.

보고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공사비의 가파른 상승은 중소·중견 건설 기업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부도나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이 중 86.2%(25곳)는 지방 소재 기업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규모가 큰 건설사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58위를 차지한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 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원자재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 공사비 상승 요인이 여전하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부 정책의 추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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