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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다 혼난 피아니스트 윤디, 그래서 문제는…

2015-11-02 22:33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기자]중국 피아니스트 윤디(33)가 지난달 30일 호주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실수를 연발해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일시 중단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그의 연주력보다 연주 후 그가 보인 태도였다.

윤디는 지휘자가 연주를 중단한 직후 마치 지휘자에게 잘못이 있는듯한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이 당시 객석에서 지켜본 이들의 전언이다.

   
▲ 페이스북에 핼러윈 분장을 하고 장난스러운 몸짓을 한 사진을 올렸다. '내일 놀라게 해 줄거야!(I'm gonna freak you out tomorrow!)'라는 글과 함께다. 클래식 팬들은 무성의한 연주를 마친 후 관객들에게 미안한 기색조차 없는 윤디의 태도를 비판했다./윤디 페이스북

연주를 마친 후에는 단 한 번의 커튼콜만 한 채 앙코르 없이 그대로 공연장을 떠났다. 그리고는 페이스북에 핼러윈 분장을 하고 장난스러운 몸짓을 한 사진을 올렸다. '내일 놀라게 해 줄거야!(I'm gonna freak you out tomorrow!)'라는 글과 함께다. 클래식 팬들은 무성의한 연주를 마친 후 관객들에게 미안한 기색조차 없는 윤디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번처럼 큰 연주 실수는 흔하지 않지만 연주자들이 공연중 실수를 하거나 건강 문제 등으로 공연을 취소하거나 대타를 투입하는 등 돌발상황은 적지 않게 일어난다.

특히 세계적으로 거장이라고 불리는 연주자, 지휘자들은 고령자가 많아 건강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런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돌발상황 그 자체보다도 얼마나 적절하게 대처하는가다.

음악평론가 류태형 씨는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고, 관객들에게 미안하니 앙코르를 많이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는데 윤디는 그런 예의와 여유가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지휘자 정명훈(62)은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올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사중주 1번'과 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를 연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목디스크 악화로 공연 직전 연주자 교체를 결정했다.

몸상태가 좋지 않자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공연 며칠 전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대체 연주자로 섭외했고, 공연 전 무대에 직접 올라 상황을 설명하며 사과하고 관객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는 강하게 피아노를 쳐야 해 목과 팔에 무리가 따르는 메시앙은 손열음에게 넘겼고 모차르트는 그대로 소화했다.

 '메시앙 전문가'로 통하는 정명훈의 장기를 놓친 일부 관객들은 불만을 표시했고, 몇 명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공연은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보통 연주자나 성악가, 지휘자가 아픈 상태에서 무대에 서는 것은 음악가 본인은 물론 최상의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상'에도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올라 투혼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13일 오스트리아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열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57)이 그 예다.

그는 연주회 당일 손가락을 베어 치료를 받았다. 상처가 깊었지만 그는 관객을 실망시킬 수 없다며 피아노 앞에 앉았다. 결국 연주 도중 상처가 벌어져 피가 흘렀지만 그는 끝까지 연주를 마쳤다.

공연 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페이스북에는 선명한 핏자국으로 덮인 피아노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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