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적신호 켜져..."경쟁력 발전 위해"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올 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선정 결과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이 이구동성 '관광벨트 구축'을 선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어딘가 붕어빵 같은 공약에 신선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 3곳과 부산 면세점 1곳을 운영할 사업자를 오는 14일 선정해 발표한다.
이 때문에 출사표를 던진 각 기업들의 막판 홍보전은 치열하다. 특히 입찰전에 참여한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관광 인프라 구축', '관광 벨트 조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참여한 기업들은 한 목소리로 '관광 인프라 구축', '관광 벨트 조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음악분수 조감도, 한국은행 앞 분수대 야경/각 사 제공 |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는 "저희들은 어느 업체를 상대로 떨어뜨리기 위해 나온게 아니라 관광사업 발전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제대로 평가받고 선정받기 위해서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성 대표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의 이홍균 대표, SK네트웍스의 문종훈 대표, 두산의 동현수 사장 모두 한국 관광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각 사의 면세사업 전략이 비슷해 특별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면세점입찰에 참여했던 회사의 좋은 전략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각 회사들이 제시한 방향이 똑같진 않고, 세부적으로 보면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특색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물론 각 기업들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있지만 면세점 추가 유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나라 관광산업 경쟁력을 발전시키는데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있다고 본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관광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어느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계자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래관광객 재방문율이 경쟁국가인 일본의 1/4 수준인 20% 미만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관광 지역 편중과 천편일률적인 관광 콘텐츠로 관광경쟁력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저가의 열악한 여행상품과 쇼핑 위주의 단편적인 관광상품에 대한 실망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면세점 역시 단조로운 쇼핑 콘텐츠, 매출 중심으로 현장이 움직이다 보니 고객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업계의 자체 평가다.
한국 관광의 적신호는 이미 커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다양한 양질의 관광 자원과 인프라 개발을 통해 한국의 참모습과 숨은 가치를 외래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정부가 원하는 방향성을 타 업체도 알고 있기 때문에 유사하게 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서울 서초·강남·송파구와 MOU를 체결하고 강남 문화관광벨트 구축을 약속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중구청과 제휴해 한국은행 앞 대형 분수광장을 관광객들의 쉼터로 만들고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도심에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 것을 밝혔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워커힐-경기·강원권을 연계해 대한민국 동부권 1870만명 규모 관광벨트 개척하겠다고 자신했으며 두산 역시 동대문 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