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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쿠데타 오적'?… 좌파언론의 선동 끝은 어디인가

2015-11-09 09:3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언제부터인가 우리 언론은 정치세력에 대해 객관적 관찰자 내지는 냉철한 지지자의 역할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정당과 정치인에 시시콜콜하게 간섭했고, 언론이 무서운 정치세력은 그에 순응했다. 포털이 생긴 이후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됐고 부작용도 커졌다. 포털과 언론이 상부상조로 밀착하면서 언론권력은 더욱 강력해졌고 그 힘을 바탕으로 급기야 링에 올라가 선수로 직접 뛰기 시작했다.

정치세력에 훈수를 놓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직접 전략을 가르치는 전략가로, 공격수로 저격수로 나서는 상태로까지 나아갔다. 그러다보니 언론은 사실보다 신념을 전하는 선전매체로 자연스럽게 타락했다. 사실 하나 보도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자신들 입맛에만 맞는 팩트를 취사선택해 쓰다 보니 전체의 사건을 왜곡시키기 일쑤다. 사설과 분석기사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사들에 주장과 정치적 의도가 스며들면서 오염되다보니 기사 하나도 순수하게 읽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경향과 한겨레의 맹목적 반대투쟁은 역효과를 낳는다

요사이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마치 일제치하라도 다시 만난 듯 반대하는 언론의 모습을 지켜보면 비정상을 넘어 광기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아무리 진영논리가 앞서도 언론이라면 최소한 기본적인 팩트 관계와 같이 당연히 점검할 부분은 점검하는 흉내라도 내야 한다. 국정화를 해야한다는 정부 주장이 틀렸다면 왜인지, 현행 검정교과서들을 면밀히 점검하는 작업부터 충실히 하고 국민에게 이래서 국정화는 안 된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반대하는 언론들의 행태들은 어떤가.

오로지 ‘반대’를 위한 괴성만 내지르고 있다. 이성과 상식은 사라지고 감정과 선동이 채우고 있다. 신문사 논설위원(한겨레신문)이라는 사람이 국정화를 ‘역사쿠데타’라며 비난하고 밑도 끝도 없이 유신정권 시절과 같다는 허무맹랑한 헛소리를 자랑스레 뱉어놓을 수 있다는 건 심각하다. 교육의 참사, 민주주의 참사, 역사의 참사까지 운운하는 대목은 황당한 수준을 넘어 참담함까지 느끼게 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관료들을 향해 “역사쿠데타를 밀어붙인 오적(五敵)”이라고 비난하는 이런 글이 80년대 대학가에 나붙은 대자보와 무슨 차이가 있나. ‘검인정 체제에서 한쪽으로 기운 사관을 가진 학자들이 담합해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돼 있으니 이걸 깨고 다양한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정한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 아닌가.

그리고 국정화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과연 신문사가 대자보 수준의 격문을 동원해 비난할 일인가. 어떻게 유신정권 시절과 똑같다는 비유를 할 수가 있나.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화 방침을 확정했다. 정부가 여론의 동의를 사전에 충분히 얻지 못했다고 비판할 순 있어도 무슨 유신시절까지 꺼내들어 역사쿠데타로 매도할 일이 전혀 아닌 것이다. 비판도 상식을 넘어서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국정화를 나치의 만행쯤으로 비유한 과장된 글을 버젓이 게재하는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홈페이지 관련 기사 캡처 이미지.
정치적 의도로 선악대결로 몰아서는 필패한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쏟아내는 악담과 저주로 가득한 비난 기사들이 도를 넘은 선동이라는 점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언론이 선동한다는 건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사실이 없다는 것이고 상식적인 반대논리가 궁하다는 뜻이다. 정치세력도 아닌 언론이 그런 선동에 앞장선다는 것은 정치투쟁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매일 같이 지면을 동원해 쏟아내는 국정화 반대 기사들이 하나같이 일방적이고 선정, 선동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메이저 보수언론들도 정파성을 드러내지만 최소한 금도는 지킬 줄 안다. 국정화 반대 측의 논리나 입장에서도 기사를 다루었고, 국정화를 찬성한다고 해도 정치권력과 이념세력과의 최소한의 거리를 지킨다. 무엇보다 국정화 찬반을 가지고 선동하지 않는다. 막 쓰는 인터넷 듣보잡 언론이 아니라면, 좌파의 대표적 언론인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그래야 한다. 그게 균형 감각이고 선동지와 다른 언론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에서는 그것조차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론임을 잊고 마치 확신범이라도 된 양 국민의 찬반 의견이 분분한 교과서 정부정책을 가지고 역사쿠데타 라며 투쟁에 나선 것은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묘하게도 한겨레와 경향신문 이 두 언론사의 기자들이 속한 노조가 언론노조다. 언론노조는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며 최근 시국선언으로 국민을 선동하는데 나서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민주노총의 산별노조인데,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고리로 새정치민주연합과 뜻을 함께 하며 실질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정책협약을 맺더니 이번엔 총선을 몇 개월 앞두고 새정치연합과 마찬가지로 교과서 투쟁에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 KBS, YTN 소속 언론노조 기자들이 때를 맞춰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이나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지면투쟁에 나선 것이나 이렇게 모두 지극히 정치적이라는 얘기다.

야당의 ‘불임정당화’ 한겨레와 경향의 책임 없지 않다

필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 증명했듯, 좌파언론이 이렇게 비상식적인 정치투쟁에 몰입하는 고질적 습성이야말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불임정당으로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좀 더 높은데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도 단지 문재인 대표 개인에 대한 호남의 외면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당 대표에 대한 호감도를 포함해 당 전체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상대적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이슈마다 새정치연합과 똑같은 목소리와 논리로, 아니 그보다 더 강력한 투쟁의 방식과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선명성을 강요하는 좌파언론의 구태야말로 야당을 점점 국민 다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독버섯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역사쿠데타의 오적”이라고 비난하면 속은 시원할지 모른다. 대자보의 속성이 그렇다. 하지만 잠깐의 쾌감을 위해 정론언론의 역할을 포기하고 선동지에 맛들이면 곤란하다. 교과서 국정화를 가지고 정치투쟁을 벌이는 좌파언론들이 그래서 걱정스럽다. 다시 상식으로 돌아와야 한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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