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살아서도 가족에게 외면받던 집안의 가장들이 죽어서도 외면당해 홀로 납골당에 안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 비용 등 공공기관의 예산이 투입돼 처리된 무연고 시신은 총 1324구에 달한다.
▲ 살아서도 가족에게 외면받던 집안의 가장들이 죽어서도 외면당해 홀로 납골당에 안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사진=KBS캡쳐 |
연도별로는 2010년 223구에서 조금씩 늘어 지난해에는 299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성별로는 남성이 269명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여성은 29명에 그쳤다. 1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다. 무연고 시신은 대부분 노숙인 출신이다.
이영우 서울시 장사문화팀장은 "노숙인 대부분이 남성이어서 무연고 시신의 남성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로는 65세 미만이 216명, 65세 이상이 76명, 불상이 7명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무임승차 등 정부의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5세 이전에 약 72%가 사망한 것이다.
무연고 시신은 가족 해체 풍토 속에 경제적 지위까지 잃은 장노년층 남성 가장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다가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가장들이 설 자리를 잃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죽음까지 외롭게 맞이한다"며 "가부장적 질서 파괴와 가족 해체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