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재산싸움에 애꿎은 잠실점 잃어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도 적신호 될라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잠실점) 영업권 상실은 99%가 제 책임이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5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에 대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같이 밝히며 "협력업체를 포함해 3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데 그 분들의 고용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지난 15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에 대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잠실점) 영업권 상실은 99%가 제 책임이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디어펜 |
하지만 신 회장이 '상상못할 일'이라 말한 것처럼 과연 월드타워점 수성을 자신했을까 의문이다.
면세점 선정결과 발표에 앞서 지난 7월부터 불거진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의 핵심사업인 면세점 사업권 수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월드타워점 재승인 실패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싸움 때문이다. 신동주-신동빈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의 여파로 나온 '일본기업 논란'이 심사평가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신 회장과 맞처 경영권 탈환을 노리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법정싸움, 집요한 공격이 롯데 월드타워점 탈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 둘의 제 2차 경영권 다툼은 국민들에게 피로도만 쌓이게 했고 결국 집안 싸움에 애꿎은 잠실점을 잃게 된 셈이다.
면세점 선정결과 발표 직후 롯데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결과를 아쉽지만 겸허히 수용하며 이 결과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조속히 수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호텔상장은 물론,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기업 롯데를 향한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월드타워점 재승인 실패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싸움 때문이다. 신동주-신동빈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의 여파로 나온 일본기업 논란은 심사평가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드타워점 모습. /롯데면세점 |
해당 입장발표를 본 네티즌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보였다. 네이버 아이디 kou7****는 "국민께 송구? 송구할 께 없는데"라고 말했고 arca****는 "국민에 송구할 필요는 없어. 선정되길 바란 국민도 없었으니"라고 글을 남겼다.
아이디 mee3****는 "소공동 롯데는 안 뺏고 왜 남겼지. 호텔롯데 상장 안 해도 된다. 신동빈 자신을 위한 상장을 맨날 국민을 위해 한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아이디 hyun****는 "다 니들 형제 지저분한 재산싸움의 결과다. 당연한 결과임"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정 결과로 면세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일본 기업'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계획도 적신호가 켜졌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추진돼 왔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중장기적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호텔롯데의 매출의 84%가 면세사업부에서 나오는데, 이번 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 실패로 기업가치 하락과 함께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롯데면세점 두 곳의 재허가를 승인받지 못하면 호텔롯데 상장의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경고해 왔다.
롯데면세점의 반쪽 승리로 인해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 14일 올해 안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3곳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로 호텔롯데(소공점), 신세계디에프(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 두산(동대문 두산타워)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