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강성 반탄(탄핵 반대)파' 장동혁 신임 지도부가 들어선 지 하루 만인 27일 국민의힘 계파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장 대표가 '내부 총질자'라며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찬탄(탄핵 찬성)파'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이 장 대표를 '나치'에 비유하며 공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친한계 조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통합해내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윤어게인 세력들이 단합해 당 대표 선거에서 이겼으니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 아무나 말 잔치를 해도 될 것이다? 누굴 위해 싸우는 정당인가? 안타깝고 한심할 따름"이라며 "다수 의견은 옳고 그름 상관 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참혹하고 불행한 사례들을 남겼다. 히틀러가 대표적 경우다. 새겨듣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날렸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8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전날 장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당내 찬탄파를 향해 거취를 결단하라고 몰아세웠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내부 총질' 세력과는 함께 갈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강성 보수를 등에 업은 반탄파 친윤(친윤석열)계 장 대표가 당권을 다시 탈환하면서 찬탄파의 입지는 한층 더 쪼그라든 상태다. 특히 당 내 몇 안되는 친한계 의원들이 축출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더 좁아졌다. 당 안팎에서 한 전 대표의 창당설 등 분당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다만 분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분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그렇게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께서 강하게 말씀하시긴 하시지만 결국 단일대오로 우리가 뭉쳐야 한다는 말씀은 계속 하시지 않나"라며 "이제 취임 하신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날 "분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다. 거의 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친한계 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비례이지 않나. 무슨 분당을 하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께서 잠시 극우와 손을 잡고 당권을 잡으셨으니 전략적으로 센 기조로 나가시는데 결국은 포용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아마 톤다운을 하실 것 같다"며 "지금은 전대 후유증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이날 국립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새 당대표로서 해야 할 일은 하나로 뭉치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이른바 찬탄파 청산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
대신 장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이 보내준 민심은 야당답게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국민께서 더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을 제대로 해결하는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