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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짜리 면세점, 내일 없는 소모전에 힘빼다가...

2015-11-23 11:16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국내 면세점 현행 제도, 사업 영속성 등 불만 이어져
정부 '면세점 제도 개선' TF 팀 꾸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정부는 (5년마다 갱신하는 면세점 특허로) 기업들이 내부 경쟁에 매달리게 하기 보단 세계적으로 경쟁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을 도와야 한다”

11월 초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을 무렵, 중소중견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진산 면세점 강석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발표 후에도 국내 면세점 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미디어펜

그는 “국내 관광 시장은 1000만시대에 도래했고, 그 중의 70%는 중국관광객”이라며 “이를 두고 최근 일본 면세시장, 하이난 면세시장이 경쟁하고 있는데 우린 면세점 5년 규제로 내부적인 것에 힘을 너무 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발표 후에도 국내 면세점 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으나 지난 2013년부터 면세점 사업자의 특허 기간 5년 및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바뀌었다.

면세점 독과점을 방지하고 경쟁을 통해 우수한 사업자를 참여시킨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특허권 차지를 위해 과도한 경쟁 비용이 발생하고, 입찰권을 따도 5년 뒤 똑같은 과정을 거쳐 재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영속성에 대한 허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 브랜드에 대한 한국 면세점 업계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전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하면서 이 업체들의 직원 고용 문제, 투자비용에 대한 손실 감수 등 후폭풍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업체들은 저마다 고용 보장과 승계 원칙을 밝히고 있지만, 기존 근로자 모두 합당한 대우를 받고 직장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또 3000억원을 투자한 롯데 월드타워점, 내부 리뉴얼 공사에 1000억원을 들인 SK워커힐 점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곳이 당장 수개월 후 비게 되는데, 적절한 대안을 찾기도 쉽지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제대로 갖추는데 최소 5년 이상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면세점의 주인이 5년 만에 바뀔 수 있다는 사실에 투자비를 회수해야하는 부담감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또 “세계 면세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의 낭비가 일어나선 안된다”며 “10년 이상으로 특허기관을 다시 늘려 달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정부도 면세점 제도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각계의 의견을 토대로 면세점 특허심사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5년인 면세 특허 기간을 다시 10년으로 ‘원위치’시키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현행 관세법 제17조 2(특허보세구역의 특례)의 5항 ‘보세판매장의 특허기간은 (제176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5년 이내로 한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이번 주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유명 브랜드 유치에도 1, 2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현행 5년제로는 국내 면세 사업자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며 “면세사업 정상화를 위해 특허 기간을 늘리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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