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식탁에 바로 오르는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처리 농산물이란 수확 후 세척, 선별, 껍질 벗기기, 절단 등을 거쳐 즉시 조리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처리된 농산물을 말한다.
▲ 식탁에 바로 오르는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위생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부산시 |
부산시는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부산지역 농산물도매시장 내 11개 업소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위생관리 실태를 조사해 2일 발표했다.
전처리한 농산물 13개 품목의 미생물 모니터링 결과 모든 품목에서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품목에서는 g당 최고 5000만 균주의 세균이 검출됐다.
전체적으로는 모두 11개 품목에서 세균수가 g당 100만 균주 이상 검출됐다.
반여농산물시장의 생강에서 5천만 균주의 세균이 검출됐고, 엄궁농산물시장의 깐호박과 깐양파에서는 각각 3400만 균주의 세균과 2200만 균주의 세균이 나왔다.
이 정도의 세균 검출량은 바로 먹을 경우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고, 씻거나 껍질을 벗기더라도 칼이나 도마 등에 교차오염 우려가 높다.
특히 전처리 농산물이 대량 공급되는 곳이 주로 집단급식소나 일반음식점 등으로 자칫 집단 식중독 우려마저 안고 있다.
현재까지 단순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미생물 기준이나 규격은 따로 없지만, 즉석조리식품이나 비가열 섭취 냉동식품의 경우 세균수 기준을 g당 10만 균주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 정도의 세균 검출량은 바로 먹을 경우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고, 씻거나 껍질을 벗기더라도 칼이나 도마 등에 교차오염 우려가 높다.
특히 전처리 농산물이 대량 공급되는 곳이 주로 집단급식소나 일반음식점 등으로 자칫 집단 식중독 우려마저 안고 있다.
시 실태조사 결과 농산물 전처리 작업이 급수시설을 갖춘 별도의 작업장이 아니라 판매업소 내 자투리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세척이나 소독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련업체 대부분이 작업대 없이 바닥에서 전처리 작업을 하면서 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련 기관과 해당 도매시장 관리사무소 등에 통보해 농산물 취급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노영만 부산시 보건위생과장은 "전처리 공정은 식재료 가공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 별도의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이 필요없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며 "전처리 농산물은 대부분 열처리하지 않고 바로 섭취하는 만큼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한 뒤 조리에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