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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1조 클럽 입성 눈앞…‘메디큐브식 성장 방정식’ 주목

2025-12-18 15:00 |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인디 뷰티 브랜드가 ‘연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하는 첫 사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에이피알(APR)이다.

에이피알은 현지 시각 10월24일부터 11월2일까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메디큐브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사진=에이피알 제공



18일 뷰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올해 연매출은 약 1조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만 9797억 원에 달해 4분기 성수기 실적을 감안하면 연매출 1조원 돌파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기록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이피알이 대기업 계열이 아닌 인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과거 설화수·이니스프리처럼 대규모 오프라인 채널을 가진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D2C(직접판매) 기반 디지털 브랜드가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매출 볼륨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K-뷰티 판도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에이피알의 성장 방정식 중심에는 스킨케어·디바이스 통합 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가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0~90%가 메디큐브에서 발생한다. 이에 에이피알의 1조 클럽 진입은 메디큐브 단일 브랜드 1조 시대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또한 인디 브랜드로는 처음이다.

메디큐브는 ‘제로 모공 패드’ 같은 기초 제품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토너패드·세럼·마스크·캡슐 크림에 더해 AGE-R(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까지 아우르는 풀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과거 K-뷰티 1세대 브랜드들이 유통망과 광고에 의존해 성장했다면 메디큐브는 △데이버 기반 제품 기획 △리뷰·성분 중심 플랫폼 마케팅 △디바이스·스킨케어 결합 판매 등을 통해 성장한 2세대 모델에 가깝다.

에이피알 실적을 보면 성장의 두 축이 선명하다. 올해 2분기 매출 3277억 원(전년비 111% 성장), 영업이익 846억 원(202% 성장) 영업이익률 25.8%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961억 원으로 다시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AGE-R 디바이스 글로벌 누적 판매도 500만 대를 돌파했다.

AGE-R 디바이스 매출은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39% 성장,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디바이스 비중이 늘어난다는 건 카테고리 확장을 넘어 고가 제품 중심의 매출 믹스 개선, 번들 구성으로 객단가 상승, 브랜드 락인 효과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디바이스와 화장품이라는 이질적 카테고리를 하나의 루틴으로 묶어낸 것이 에이피알 실적의 특징이다.

에이피알의 성장세는 글로벌 쇼핑 시즌 성과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은 미국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은 현재 K-뷰티 단일 시장으로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 중이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세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일본에서는 큐텐(Qoo10) '메가와리' 행사에서 4분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80% 이상 증가, AGE-R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가 행사 기간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성과는 단순히 한 번의 행사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에이피알은 미국의 아마존, ULTA(울타) 뷰티를 포함한 여러 유통 채널에 입점했고 유럽에서도 주요국 온라인 채널 입점 확대를 예고했다. 북미–일본–유럽으로 이어지는 3극 구조의 글로벌 매출 축을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2025년 호실적을 달성하며, 뷰티 업계 내에서 경쟁력 있는 실적 성장세를 입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스킨케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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