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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 친노의 ‘집단적 고집’...문재인-안철수 끝내 공멸?

2015-12-08 00:16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하며 내세운 말이다. 이 말에는 당내에서 일고 있는 총선 전패 우려에 대한 위기감이 전혀 담겨있지 않아보인다.

문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치 ‘한번 대표는 영원한 대표’라는 식의 독선에 찬 문 대표의 행보에 당내 비주류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공식 출범한지 2년이 안되는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년 이상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대미문의 분열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 ‘탈당’이라는 말이 일상이 되고 지도부인 최고위원도 양측으로 갈라섰다.

8일 주승용 최고위원은 스스로 당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야당에 악마가 산다'는 한 언론의 충고가 현실이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야당에는 악마가 산다. 야당은 똑바로 가면 악마는 고개를 숙인다. 한 눈 팔면 악마는 고개를 든다. 당을 무력화한다. 악마가 활개를 치면 모두가 떠난다. 모두가 이를 경계했으나 악마를 막지 못했다"고말했다. 지독한 패권정치를 지적한 말이다.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상황이 좀처럼 수습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친노 세력의 ‘집단적 고집’ 때문이다. 당내 대권 주자로 꼽히는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간에 기본적인 신뢰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은 문 대표의 행보 뒤에는 친노 세력의 입김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당 내부를 잘 아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은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까지 불리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2012년 대선 경선에서 낙마시킨 적이 있다. 당시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던 김두관의 바람을 일거에 잠재웠고, 그는 최근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 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한마디로 야당의 주류인 친노의 정서에 문 대표는 잘 맞아도 김두관 전 도지사는 합당하지 않았고,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지지받지 못하는 인물인 셈이다.

사실 당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서 문 대표가 혁신안에 반발하는 비주류들을 누르고 재신임 정국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이미 손에 쥔 권력 덕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안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4개월만에 짧은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은 너무 손쉬운 선택이었다.

   
▲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를 다시 요청한 안철수 전 대표가 7일부터 지방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안박 협력체제가 적합하지 않으면 또 다른 방안이라도 협력체제가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혁신전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이다./사진=연합뉴스

뒤늦게 안 전 대표가 당내 비주류들의 선두에 서서 문 대표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이제 안 전 대표에게 남아 있는 최고의 강수는 탈당밖에 남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전대 제안을 한번 거부당한 안 전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표에게 혁신전대 재고를 요청했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살리려는 결단과 의지”라는 말로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7일부터 지방에서 칩거에 들어갔고,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안박 협력체제가 적합하지 않으면 또 다른 방안이라도 협력체제가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혁신전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이다.

이제 안 전 대표의 탈당 여부에 따라 동조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야당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문 대표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당이 분열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회의에는 주승용 최고위원과 이종걸 원내대표가 불참하며 당무 거부에 돌입했다. 같은 날 비주류 의원들은 오찬 회동을 갖고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 모임’을 결성했다. 4선의 김영환 의원을 비롯해 신학용·문병호·유성엽·최원식·황주홍 의원 등 구당 모임에 합류한 14명은 향후 탈당이 가능한 의원들이라는 당내 반응이 나왔다.

사실 안 전 대표가 이번에 내놓은 혁신전대 카드는 성사되지 못하더라도 안 전 대표의 당내 입지에 도움이 컸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지난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이전으로 시간을 돌려놨고 앞으로 당 대표주자는 문재인 혹은 안철수로 단순화시켰다는 점에서다. 결국 굴곡 없던 정치인 안철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본 이후에야 비로소 존재감을 회복한 모양새이다.

안 전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문 대표를 향해 “사퇴”라는 말 대신 “혁신전대를 치른 뒤 결과에 승복하겠다. 문 대표가 승리하면 기꺼이 돕겠다”고 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문 대표는 혁신전대대신 어쩔 수없이 뒤늦게 수용한 ‘안철수 혁신안’을 당헌 당규에 반영하기 위한 개정 작업에 돌입하는 등 ‘마이 웨이’를 이어갔다.

대선과 달리 총선을 앞두고는 당내 분열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공천권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갈등이 일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당이 한번 분열하면 좀처럼 봉합하기 힘들다는 점을 간과한 채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고, 이는 친노의 집단적 고집에서 기인한다.

친노 세력이 바라보는 안 전 대표 약점은 역시 자기세력을 키우지 못하는 약한 리더십이고, 그런 만큼 문 대표는 계속해서 자기세력의 입맛에 맞는 강경 모드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이번주를 분수령으로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지방을 돌며 여러 정치인들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여러 신당 창당 세력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나 천정배 의원과 만나 새로운 정국 구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안 전 대표가 탈당을 하더라도 천 의원보다 손 전 지사가 함께한다면 판세가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을 선언하고 장기간 칩거생활 끝에 겨우 인지도를 회복 중인 손 전 지사가 지금 안 전 대표에게 ‘올인’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안 전 대표가 이미 던진 승부수는 친노가 즐기고 있는 ‘위험한 도박’을 얼마나 ‘치명적인 위기’로 바꿔놓을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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