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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뒤처질 위기”...철강업계, 수소환원제철 정부 지원 절실

2025-12-31 15:14 |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중국 철강업계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지원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 상업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탈탄소 전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에 따라 투자 여력과 상업화 속도에서 격차가 벌어질 경우 가격 경쟁력과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경북 포항제철소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31일 중국 관영매체 CGTN에 따르면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우제철은 최근 광둥성 잔장에서 연간 100만 톤 규모의 ‘거의 제로(near-zero) 탄소강’ 생산 라인 건설을 완료했다. 해당 생산 라인은 수소 기반 환원 공정과 전기 아크로(EAF)를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수소 기반 용광로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DRI)은 설계된 금속화 목표를 달성했으며 고효율 전기로를 통해 에너지 활용도를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고로 중심 공정과 비교하면 탄소 배출량을 50~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 상업화 사례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중국 정부의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에 따른 철강 산업 녹색 전환 정책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해당 기간 동안 철강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친환경 설비 투자와 기술 전환을 전방위로 지원해 왔다. 실제로 계획 기간 동안 3100억 위안(약 55조 원) 이상이 초저배출 전환 프로젝트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전역에서 126개의 신규 녹색 철강 공장이 공식 인증을 받았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는 탈탄소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투자 여건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실증과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다.

현재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연산 30만 톤 규모의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실증 단계에서 기술 완성도를 높인 뒤 본격적인 상업화와 2050년 탄소중립 전환을 연계한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재 일정대로라면 상업화 시점에서 중국보다 약 4년 가량 뒤처지게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철강업계가 구조적인 불황 국면에 놓여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커졌고 원자재 가격과 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전반적인 투자 여력이 위축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가 지연될 경우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수소환원제철 상업화 경쟁에서의 간극이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상업화 경험과 공급 이력을 먼저 쌓을 경우 향후 친환경 철강 시장의 표준과 공급 구조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이 친환경 산업 전반에 걸쳐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국내 철강업계는 탈탄소 전환을 사실상 기업 자체 부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수소환원제철이 개별 기업의 선택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은 단순한 환경 투자가 아니라 향후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탈탄소 철강 기술이 국가 간 산업 지원 경쟁으로 성격이 바뀐 만큼 정부 차원의 전환 지원이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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