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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60% 급증…초등이 증가세 주도

2026-01-04 14:27 |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이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교육의 저연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며 전체 사교육비 증가세를 주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연합뉴스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9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18조2297억 원) 대비 60.1% 증가한 수치다. 사교육비 총액은 2015년(17조8346억 원)까지 감소했지만 2016년 18조606억 원으로 반등한 뒤 꾸준히 늘어 2019년에는 다시 20조 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에는 19조3532억 원으로 일시 감소했으나, 20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출생으로 학생 수는 줄었지만 교육 서비스 물가 상승, 가계 소득 증가에 따른 교육 지출 여력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학원이 돌봄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한 자녀 가구 확산으로 교육에 대한 집중 투자가 늘어난 점도 사교육비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교육비에 대한 가계 부담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초등학교 단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2024년 초등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13조2256억 원으로, 2014년(7조5949억 원) 대비 7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학교 사교육비는 40.7%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고등학교는 60.5% 증가했다.

총액 규모에서도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중학교(7조8338억 원)와 고등학교(8조1324억 원)의 각각 1.7배, 1.6배에 달했다. 과목별로는 일반교과가 8조3274억 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고, 예체능·취미·교양 분야도 4조8797억 원으로 37.0%에 이르렀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2024년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2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0년 전보다 21만 원(90.5%) 증가했다. 이 중 일반교과는 27만8000원, 예체능·취미·교양은 16만3000원이었다.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같은 기간 27만 원에서 49만 원으로 81.5% 증가했고, 고등학생은 23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126.1%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고등학생 수 감소로 사교육비 총액 증가는 제한적이었지만, 개별 가계의 부담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초등학교 단계에서 가장 높았다. 2024년 초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87.7%로, 10년 전보다 6.6%p 상승했다. 중학교(78.0%)와 고등학교(67.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초등학교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67.1%, 예체능·취미·교양은 71.2%로 집계됐다.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은 2025년 사회동향 보고서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는 증가하는 반면, 예체능·취미·교양 분야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초등 사교육 급증의 핵심 요인으로 선행학습 확산을 지목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잦은 입시 정책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영어·코딩 교육은 초등학교 때 끝내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4세 고시’, ‘7세 고시’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유아 영어학원이나 유명 초등 입시 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레벨테스트를 의미한다. 지나친 교육열과 정책 불확실성이 학부모 불안을 자극하며 사교육 연령대를 점점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와 국회도 사교육 저연령화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은 지난달 1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위반 학원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 처분이 뒤따르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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