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1500원 돌파를 위협하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60원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원화 약세에 대해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나서자, 폭주하던 강달러 심리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500원 돌파를 위협하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60원대로 주저앉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주간 종가 기준)보다 12.5원 내린 146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146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진정세를 찾은 것은 간밤 들려온 미국발(發) 소식 덕분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의 원화 약세 현상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강력한 ‘구두 개입’ 신호로 받아들였다. 통상 미국은 교역 상대국의 통화 가치가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것(환율 상승)을 경계해 왔는데, 이번처럼 특정 통화의 ‘약세’ 자체를 직접적으로 우려하며 방어막을 쳐준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 발언의 여파는 즉각적이었다. 간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462.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전일 현물환 종가보다 14원 넘게 급락한 수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에 더해 미국 재무부까지 공개적으로 원화 약세를 우려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환율 상승에 베팅하던 역외 투기 세력의 롱(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안정은 국내 증시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환차손 우려로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자,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우위로 돌아서는 등 복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이 1460원대 밑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외적인 불안 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 심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환율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온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1460원대에서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미국의 개입성 발언으로 1500원이라는 심리적 공포감은 걷어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저점 매수세가 하단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다”면서 “당분간 환율은 1459원에서 1467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숨 고르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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