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3 13:36 |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업계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원전·신재생·플랜트·AI·데이터센터 등 새롭게 파고드는 분야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미디어펜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SK에코플랜트 등 그동안 사업 다각화 행보가 뚜렷하게 보인 6개 건설사를 선정, 그동안의 체질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단우드가 공급하는 목조 모듈러 주택 사진./사진=GS건설
[건설 新먹거리 지도⑤] GS건설, ‘집 짓는 방식’을 바꾸다
GS건설의 신사업 전략은 비교적 분명하다. ‘무엇을 새로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택 브랜드 ‘자이(Xi)’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주택 강자의 이미지를 유지하되, 건설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미래 먹거리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듈러·프리패브(Prefab) 사업이 그 중심에 있다.
GS건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존 기반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확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선별해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프리패브 사업이다. 공장에서 주요 구조체를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기 단축과 품질 균일화, 환경 부담 저감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현장 중심의 전통적 건설 방식이 인력난과 공사비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프리패브는 구조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GS건설은 이를 단순한 실험이 아닌, 중장기 성장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럽에서 검증된 ‘단우드’, 프리패브 전략의 출발점
GS건설의 프리패브 전략은 해외에서 먼저 가시화됐다. 지난 2020년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단우드를 인수하며 본격 진출했다. 단우드는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과 품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업체다.
인수 이후 단우드는 생산 공정 자동화와 체계적인 기술 교육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고, GS건설의 신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 모듈러 주택 보급률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실적을 쌓았다는 점은 향후 사업 확장의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하고 있다. GS건설은 독일 외에도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으로 시장 확대를 검토 중이다.
◆국내에선 PC·모듈러 ‘투트랙’으로 실증 단계
해외에서 축적한 경험은 국내로 이어졌다. GS건설은 2020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자회사 GPC를 설립했다. 충북 음성에 연간 10만㎥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구축해 물류센터, 공장, 지하주차장 등 대형 프로젝트에 PC 부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PC 공법을 적용한 공동주택 목업을 완공하고, 바닥 충격음·단열·기밀 등 주거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 현장 타설 방식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공동주택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GS건설은 공공 발주 PC 공동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단계적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 역시 프리패브 전략의 한 축이다. 국토교통부의 공업화주택 인정을 획득하며 기술적 기반을 갖췄고, 스마트홈·조경 등 주거 요소까지 결합해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B2C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B2B·B2G로 넓히며 적용 범위도 확대 중이다.
◆‘빠른 확장’보다 ‘다음 사이클’을 택하다
GS건설의 선택은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과는 결이 다르다. 주택 경기 회복에 기대기보다는, 건설 방식의 변화를 통해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접근에 가깝다. 프리패브와 모듈러는 단기간 실적 개선을 보장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인력·환경·공기라는 건설업의 고질적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주택 명가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건설업의 ‘제조업화’ 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라며 “다음 시장 사이클에서 비용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건설사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