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그동안 북미 지역에서 ‘공짜’로 제공하던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을 신규 모델부터 전격 중단했다. 무료 기능을 없애 유료 서비스인 ‘FSD(완전자율주행)’ 구독을 유도하고, 동시에 당국의 규제 칼날을 피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일렉트렉과 테크크런치 등 미 IT 매체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북미에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의 기본 표준 사양 목록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삭제했다.
2019년부터 모든 차량에 기본 적용됐던 오토파일럿은 앞차 속도에 맞추는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해 주는 ‘자동 조향(오토 스티어)’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신차 구매자들에게는 단순한 ‘교통 인지 크루즈 컨트롤’만 기본 제공된다.
사실상 운전대 조향을 보조받으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월 99달러(약 13만 원)짜리 FSD 서비스를 구독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머스크가 다음 달 14일부터 FSD의 일회성 판매를 중단하고 ‘구독제’로만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를 통해 “소프트웨어 성능이 개선됨에 따라 구독료는 더 오를 것”이라고 예고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규제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테슬라는 그동안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이 운전자에게 자율주행 기능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당국 등으로부터 판매 면허 정지 경고까지 받은 상태다.
미 언론들은 “테슬라가 논란의 중심인 오토파일럿을 아예 폐기함으로써 규제 당국의 압박을 피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을 FSD 구독 생태계로 유인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테슬라는 수익 모델 개편과 함께 기술 과시에도 나섰다. 테슬라는 전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안전 요원 없이 FSD 첨단 버전이 탑재된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하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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