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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묶고 인건비 올려라?…배달업계 ‘이중 규제’ 직격탄

2026-01-26 14:48 |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정부가 배달 수수료 인하로 외식 물가를 잡겠다고 나서는 동시에, 라이더 퇴직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배달업계가 비용 급증과 가격 통제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배달기사들이 낮은 배달 단가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콜 거부가 확산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노동약자 보호 입법' 계획을 통해 오는 5월까지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나 쿠팡이츠를 통해 일하는 라이더 약 23만 명이 잠재적 '근로자'로 분류된다. 핵심은 입증 책임의 전환이다. 앞으로 플랫폼 기업은 소송이 제기될 경우, 해당 라이더가 근로자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퇴직금(연간 임금의 8.3%) △4대 보험료(사측 부담분 약 9~10%) △주휴수당 등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배민 등 플랫폼 업계는 이를 '비용 폭탄'으로 받아들인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퇴직금 적립분과 4대 보험료, 유급 휴가 비용 등을 합산하면 라이더 1인당 인건비 부담이 현재보다 최소 30~40% 급증할 것"이라며 "배민이나 쿠팡이츠 같은 기업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수치"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늘어난 비용이 고스란히 시장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배달 플랫폼 시장은 기업이 수수료와 배달비를 결정하는 '자율가격제'로 운영된다.

정부가 강제로 원가(인건비)를 30% 이상 올리면 기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명목의 비용을 인상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상생협의체를 통해 어렵게 이끌어낸 '차등 수수료안(매출에 따라 2.0~7.8% 적용)'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중개 수수료는 낮췄을지 몰라도 늘어난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배달비나 광고비를 인상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부작용이 감지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현재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배달 메뉴 가격은 매장보다 평균 1300원가량 비싸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퇴직금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수수료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이 가격 격차를 2000원 이상으로 벌리는 '이중가격제'가 심화될 것"이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급진적인 노동 보호가 오히려 일자리를 위협하는 '규제의 역설'도 우려된다.

현행법상 퇴직금 지급 요건인 '주 15시간 이상 근무, 1년 이상 재직'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배민커넥트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가 전업 라이더(Full-time)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근무 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제한하는 '초단기 알바' 위주로 인력을 재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당 1500원' 수준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입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주요 플랫폼사들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지에서 로봇 배달 실증 테스트를 확대하며 '탈(脫)인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플랫폼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유연성인데, 제조업 시대의 잣대를 일괄 적용하면 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30%에 달하는 비용 충격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이나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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