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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신화’의 역설…삼양식품, 수요 폭증에 생산 전략 시험대

2026-01-26 15:52 |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불닭’의 글로벌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며 수요 급증과 생산 능력 간 괴리가 커지는 가운데, 삼양식품이 명동 신사옥 이전을 기점으로 글로벌 성장에 걸맞은 생산 전략 재편에 나섰다.

삼양식품 명동 신사옥 전경./사진=삼양식품 제공



26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신사옥으로 본사 이전을 마쳤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성장세에 걸맞은 업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건설 중이던 해당 건물을 매입하고 본사 이전을 추진했다. 삼양식품 및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임직원들이 이날부터 신사옥으로 출근하며 본격적인 ‘명동 시대’를 맞게 됐다.

이번 본사 이전의 원동력은 ‘불닭 열풍’ 이었다. ‘불닭(Buldak)’ 브랜드의 전 세계적인 흥행으로, 삼양식품 매출은 2016년 3593억 원에서 2024년 1조7280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이 2조4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는 ‘3조 클럽’을 넘보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 임직원 수도 최근 10년 새 약 2배 급증했다. 지난 1997년 마련한 기존 사옥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삼양식품은 불가피하게 업무 인력들을 분산 배치해 운영해왔다. 이번 본사 이전을 통해 계열사를 비롯한 주요 인력들을 한데 모아 업무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사진=삼양식품 제공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잘 팔려서 못 파는’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들이 성장 단계에서 겪는 전형적 현상으로, 글로벌 안착을 위해선 폭발적인 수요에 제때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현재 삼양식품은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자싱시에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총 6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삼양 해외 매출의 약 28%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내년 1월께 완공 예정인 해당 공장에서 중국 수요를 흡수하면 국내 생산 공장에도 한층 여유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다.

‘명동 시대’를 맞은 삼양식품 앞에 놓인 과제는, 폭증한 수요에 걸맞은 생산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재편할 수 있느냐다. 현재 ‘불닭’ 제품은 해외 현지 유통채널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등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바이어들은 수출 소요 시간을 고려해 발주량을 더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6월 경남 밀양에 연간 최대 8억3000만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을 준공했지만, 여전히 급증한 수요로 인해 주문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 제품 생산능력 포화는 국내 제품 생산 확대에도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선보인 우지라면 ‘삼양1963’은 출시 첫 한 달 동안만 700만 개가 판매된 데 이어, 현재까지도 판매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삼양1963 생산 라인은 1개 뿐이다. 현재 제품을 생산 중인 익산 공장은 물론, 원주 공장에도 추가 생산 라인을 갖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쿠팡 등이 직접 생산 공장으로 차량을 보내 납품을 요청할 정도로  유통기업 간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2025년 7월3일 중국 절강성 자싱시 마자방로에서 열린 삼양식품 자싱공장 착공식에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삼양식품 제공


‘불닭’ 해외 입점 채널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층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시장의 경우 월마트는 대부분 ‘불닭’ 입점이 완료됐지만, 코스트코에서는 아직 동부 지역 입점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미국 주마다 있는 중소형 프랜차이즈 채널 입점도 추진 중이다. 중국 역시 올해 3선급 도시까지 판로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동남아 및 유럽 등지에서도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어, 현재 건설 중인 중국 공장만으로 제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추가적인 해외 생산기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지만, 다양한 후보지를 조율 중이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관련 인력 채용 등 밑작업까지 착수했었지만, 현재는 내부적 이유로 채용을 취소한 상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내년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 현재 약 25~30%에 달하는 중국 물량을 미국, 동남아, 유럽,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돌릴 수 있게 되면서 판매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해외 현지 공장은 현재로선 중국 외에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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