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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행진에도 저가 항공권 경쟁 여전...올해 생존비법 있을까

2026-01-27 15:11 |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저가 운임 경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이다. 역대 최대 수준의 탑승객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항공사들이 ‘탑승률 방어’를 위해 출혈 경쟁이라는 고육지책을 반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천공항에서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최근 신년 연휴를 앞두고 잇따라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진에어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진마켓(진MARKET)’을 열고 일본·동남아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편도 총액 기준 5만~7만 원대 특가 항공권을 대거 내놓았다. 

티웨이항공 역시 국제선 전 노선을 대상으로 즉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에어프레미아는 최대 90%를 웃도는 할인율을 앞세운 연중 최대 행사로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도 최대 96~98% 할인 프로모션을 잇따라 선보이며 여객 선점에 나선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1100만 명이 넘는 역대 최대 탑승객을 기록했지만 저가 운임 경쟁과 비용 부담 여파로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주요 LCC들 역시 올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출혈 경쟁의 배경에는 항공권 가격 자체가 장기적으로 크게 낮아졌다는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은 지난 10년 간 실질 기준으로 약 40% 하락했다. 항공권은 싸졌지만, 항공사들의 비용 구조는 오히려 악화됐다는 의미다.

또한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기반의 제트스타 아시아는 비용 부담과 경쟁 심화 속에서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아시아 저가항공 시장 전반이 낮은 마진 구조와 공항 요금 상승, 인건비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에 따라 LCC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단순 운임 인하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자 생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최근 좌석 지정, 수하물 추가, 기내식 사전 구매 등 부가 서비스 유료화 범위를 확대하며 비운임 수익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부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중기적으로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국내 LCC 중에서도 유일하게 중·장거리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차별화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보잉787-9 드림라이너 등 장거리 기재를 다수 도입해 글로벌 노선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 월간 여객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운항 실적과 수요 확대라는 전략적 성과를 일부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올해 추가 기재 도입과 노선 확대를 통해 미주 호놀룰루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을 늘리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단거리 중심 노선 외에도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당국의 운수권 재편 과정에서 최근 자카르타 등 주요 국제선 노선 운수권을 확보하며 시장 점유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호주 시드니 노선을 장기 운항하며 다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라인업 확대 움직임도 진행 중이며 향후 대형기 도입 및 브랜드 재정비를 통한 장거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에서는 2026년이 저비용항공사들의 ‘체력 검증의 해’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항공기를 띄우고 좌석을 채우는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부가 수익 확대, 노선 차별화, 기재 효율화 등 구조적 경쟁력을 갖춘 항공사와 그렇지 못한 항공사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올해 평균 영업이익률을 2%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급 확대 국면에서 좌석당 수익(Yield)이 압박받는 구조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탑승률을 낮추는 것보다 낮은 운임으로라도 좌석을 채우는 편이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가격 경쟁에만 의존할 경우 체력 소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각 사의 사업 모델과 비용 구조에 따른 생존 전략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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