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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사 망친 줄 알았는데"…'지각 한파'에 패션업계 1분기 '청신호'

2026-01-28 14:15 |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이상 고온으로 울상짓던 패션업계가 1월 말 찾아온 기습적인 '지각 한파'에 기사회생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찾아온 늦추위가 꺼져가던 소비 심리에 불을 지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파 특수가 매출 반등을 넘어 1분기 수익성을 방어할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업계가 1월 말 찾아온 '지각 한파'에 기사회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반등세는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코오롱Fnc는 지난주(1월20~26일) 아우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신장했다. 1월 초까지만 해도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판매 부진을 겪던 상황이었지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안타티카 등 헤비 다운 제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백화점 데이터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프리미엄 패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역시 40.2%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15.7% 성장하며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던 것이 아니라, 날씨를 보며 구매 시점을 늦추고 있었던 '대기 수요'가 한파와 함께 폭발했음을 시사한다.

주요 브랜드별 움직임도 활발하다. F&F가 전개하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인기 제품인 반슬리 다운과 고쉬 다운을 중심으로 1월 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네파와 K2, 아이더 등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 역시 기능성 다운재킷을 찾는 중장년층의 발길이 매장으로 이어지며 재고 소진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에서도 최근 일주일 새 숏패딩, 파카 관련 검색량이 급증하며 랭킹 상위권을 다시 겨울옷이 점령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증권가와 패션 전문가들은 이번 '지각 한파'가 패션 기업들의 1분기 재무제표를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한다.

패션 기업에게 겨울 아우터 재고는 양날의 검이다. 단가가 높아 많이 팔면 매출 기여도가 높지만, 팔리지 않고 해를 넘기면 보관 비용이 발생하고 가치가 급락해 막대한 재고평가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올겨울처럼 초반 판매가 부진했던 해에는 재고 리스크가 기업의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주범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한파 특수로 악성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월 말 판매분은 할인율이 적용되더라도, 재고를 창고에 쌓아두거나 헐값에 매각하는 것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재고가 현금으로 전환되면서 1분기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평가 손실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어져 영업이익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별도의 대규모 마케팅 비용 없이 날씨 자체가 '광고판' 역할을 해준 점도 고무적이다. 통상 재고 처리를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발적 구매 수요가 높아 판관비 절감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겨울 재고를 성공적으로 털어낸 패션업계는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다가올 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이미 퀼팅 재킷, 트렌치코트 등 간절기 신상품을 매장에 배치하며 유연한 운영으로 계절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날씨 리스크로 고전하던 패션업계에 1월 한파는 구조선이자 단비와 같다"며 "재고 소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이익단이 개선되고 신상품을 전개할 여력이 생기는 만큼 주요 패션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하거나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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