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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의 '갑질'…한상균·민노총 '그들만의 잔치'는 끝났는가

2015-12-13 15:08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13일 구속된 한상균 민주논총 위원장은 24일간 조계사 도피를 끝내고 나오면서 “잠시 현장을 떠나지만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총파업 투쟁을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동안에도 민주노총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2차 민중총궐기 참여를 독려하는 등 끊임없는 투쟁을 독려했다. 10일 조계사를 걸어나와 경찰에 체포된 그에 대한 방응은 냉담했다. 9일 리얼미터의 한상균 위원장 체포영장 집행에 찬성하는 의견은 52.9로 반대 32.9%로 보다 20.0% 포인트가 높았다.

한상균의 종교시설 피신에 대해서 노동계의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대학교수는 “1980년대 운동하던 방식을 답습하니 먹히지 않는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폭력 시위나 종교시설 도피 등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이 냉담하다”고 말했다.

즉 시대착오적인 도피극이자 투쟁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런 투쟁방식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점도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 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부터 한상균 위원장의 도주를 막기 위해 조계사 주변에 168개 부대 1968명을 투입했다. 이로 인한 급식비·유류비 등 총 3억3833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 3%의 '갑질'…한상균·민노총 '그들만의 잔치'는 끝났는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 은신 24일만인 10일 도법스님과 함께 사찰을 나오고 있다./사진=YTN 캡쳐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을 놓고 치른 사회적 갈등은 더 큰 문제였다.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 퇴거냐, 조계사 경내 공권력 투입을 놓고도 마찰을 빚었다. 조계종과 경찰, 조계사 지도부와 일부의 신도간 마찰 등이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빚기도 했다.

한 노동 전문가는 지난달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민주노총 폭력 시위와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도피 사건 등을 지칭하며 "민주노총의 민주적 의사소통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창립 초기 40여만 명이던 노조원 수를 한때 80만 명까지 늘리며 세를 키웠지만 점차 수가 급격히 줄어 들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된 전체 근로자(190만5470명)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민주노총 노조원은 63만1415명(33.1%)으로, 2003년(43.4%)보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한국노총은 84만3174명으로 44.3%, 양대 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미가맹 노조원은 43만881명(22.6%)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달리 상대적으로 폭력성이 약한 한국노총과 미가맹 노조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2011년 복수 노조가 허용된 이후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 노동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1995년 설립한 민주노총의 20년 역사가 폭력 시위로 얼룩지면서 강경 투쟁을 통해 실리를 챙겨온 민노총의 방식이 더 이상 노동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 1931만 명의 3%에 불과한 민주노총 노조원 63만여 명의 뿌리깊은 폭력성’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노총 창립 10년을 맞은 2005년 당시 온건파 집행부가 '노사정위원회 대화 참여'를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올리자 강경파가 회의장 내에서 시너와 소화기를 뿌리고 집기를 부수는 등 집단 난투극을 벌인 사건이다. ‘민주’ 노동운동으로 노동계를 대표한다는 조직이 가장 비민주적인 방식인 폭력을 행사하면서 사회적 대화까지 거부한 것이다.

이후 민주노총은 노사정 대화에 일절 참여하지 않아 여론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반쪽 길을 걸어 왔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이 사면초가에 처한 작금의 현실은 결국 민주노총이 자초한 결과"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3년간 투석·쇠파이프 등을 사용한 과격 폭력 시위는 모두 민주노총 집회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주노총 첫 직선제로 당선된 한상균 위원장은 민주노총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수파인 '현장파'이지만 쌍용자동차 시위 등에서 얻은 대중성을 무기로 예상을 깨고 위원장에 당선됐다. 지난달 광화문 폭력 시위는 당시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미 예고됐다.

한상균 위원장은 "촛불로는 이길 수 없다. 죽창과 파이프를 들고 그들의 심장부로 달려가야 한다" "세월호는 사건이 아니라 학살"이라는 등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노총의 위기는 '계급론'이라는 철 지난 이념에 갇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은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민주노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직 자본과 반자본주의의 대결구도로만 본다.

기업을 적으로 치부하는 민주노총의 이념적 집착이 결국 폭력을 부르는 과격·불법시위로 이어진다. 또 전체근로자의 3%에 불과한 민주노총이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외치지만 실제적으로는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에서 저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명분은 계급투쟁이고 실제로는 투쟁을 통한 전투적 실리주의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현대자동차노조다. 1987년 현대자동차 노조가 결성된 후 올해까지 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였다. 파업의 대가는 노조원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하는 몫을 챙긴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제 철지난 노래를 부르는 민주노총과 한상균식 투쟁은 시대착오적인 유물이라고. 3%의 민주노총이 결코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를 대변할 수도 없다고. 또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기 보다는 자기 몫을 찾기에 바쁜 그들만의 조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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