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지난해 2분기부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이 의무 공개되면서, 국내 시멘트 산업의 폐기물 사용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가 국토교통부에 주택법 개정을 촉구했다./사진=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
30일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일시멘트 단양공장과 쌍용C&E 동해공장의 폐기물 혼합비율이 26%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멘트 한 포대당 4분의 1 이상이 폐기물로 구성돼 있다는 의미다.
절대적인 폐기물 사용량 역시 쌍용C&E 동해공장이 135만 톤으로 전체의 21.7%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여기에 쌍용 영월공장 사용량까지 포함하면 총 175만 톤으로 전체 폐기물 사용량의 약 28.2%에 달한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95만 톤), 성신양회 단양공장(91만 톤)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25년 3분기의 경우 시멘트 생산량은 823만 톤으로 가장 적었지만, 폐기물 사용량은 210만 톤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시멘트 생산을 위한 연·원료 대체 수준을 넘어, 폐기물 소각처분 기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후 수도권 쓰레기의 시멘트공장 반입이 확대되면서, 시멘트벨트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범대위는 "시멘트공장이 사실상 소각시설로 전락한 상황에서 수도권 쓰레기 반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폐기물 반입기준과 환경기준 강화, 시멘트 제품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주택에 사용되는 시멘트의 폐기물 혼합비율 정보 공개를 확대하기 위한 '주택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지난해 4분기 자료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한일현대시멘트와 합병(2025년 11월 1일)한 한일시멘트 단양·영월공장은 폐기물 혼합비율이 25%를 넘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절대 사용량은 쌍용C&E 동해공장이 40만 톤 이상으로 여전히 최다를 기록했다.
2025년 4분기 평균 폐기물 혼합비율은 21.51%로 3분기 평균(25.53%)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분기부터 4분기까지 평균 혼합비율은 22.57%에 달한다. 대부분의 시멘트공장이 폐기물 혼합비율 20%를 넘기는 등 구조적으로 폐기물 사용 비중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장별 반입 구조를 보면, 쌍용 동해공장(54.26%)과 아세아 제천공장(52.18%)은 대체연료 비중이 절반을 웃돌아 사실상 폐기물 소각 행위가 '재활용'으로 인정받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대체원료 반입비율은 한일 삼곡공장(85.22%), 한일 영월공장(82.47%), 쌍용 영월공장(77.53%) 순으로 높았다. 다만 소성로 공정 특성상 대체원료와 대체연료 모두 함께 연소되고 잔재가 시멘트 제품에 포함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환경 영향 측면에서는 구분 자체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하고, 원료로 사용할 경우 6가크롬 등 중금속 성분이 시멘트 제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이 때문에 폐기물 반입기준 강화와 환경기준 개선, 제품 안전성 관리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자료 공개 이전 일부 추정치를 적용해 2024년과 2025년을 비교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2025년 시멘트 생산량은 3575만 톤으로 전년(4418만 톤) 대비 19.1% 감소했지만, 폐기물 사용량은 888만 톤에서 831만 톤으로 6.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시멘트 내 폐기물 혼합비율은 오히려 3.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수도권 종량제봉투 쓰레기가 중간 재활용업체를 거쳐 파쇄된 뒤 산업폐기물로 전환돼 시멘트공장에서 처리되는 사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시멘트공정으로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유입될 경우, 약 60만 명에 달하는 시멘트벨트 지역 주민들이 환경 피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대위는 "시멘트공장은 수도권 종량제봉투 처리 전용시설이 아니다"며 "수도권 쓰레기의 시멘트공장 처리는 지방 차별적 정책으로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멘트공장의 무분별한 폐기물 사용을 억제하고, 환경과 국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주택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