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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키워드는 '현지 투자'…“추가 카드 꺼낸다”

2026-02-03 14:09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을 둘러싼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현지 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 측이 잠수함 성능에 대해서는 이미 만족감을 나타낸 만큼 평가의 무게중심은 경제적 기여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은 원팀을 구성해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을 검토·제시하며 수주 가능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현지 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오션의 장보고-Ⅲ 잠수함 모습./사진=한화오션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오는 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조선·방산업체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잠수함 건조 현장을 둘러봤으며, 직접 잠수함에 탑승해 내부 구조와 장비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잠수함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해 K2 전차 생산시설을 살펴본 데 이어 4일에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아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기간 동안 잠수함을 포함한 한국 방산 전반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기존 노후화된 잠수함을 3000톤급 디젤 잠수함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잠수함 도입 계약 규모만 최대 20조 원이며, 향후 운영·유지 비용까지 더해지면 최대 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가 최종 후보에 올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들이 긴밀히 공조하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직접 캐나다를 찾아 수주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가운데)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국방부 이두희 차관(왼쪽 첫 번째),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두 번째)와 함께 캐나다 CPSP 사업에 제안한 장보고-III 배치-II 선도함인 장영실함에 승함하는 등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있다./사진=한화오션 제공



◆기술력은 합격…관건은 ‘경제 기여도

캐나다 측은 이번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성능뿐 아니라 현지 투자와 경제적 기여도에도 무게를 두고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찾은 퓨어 장관도 이 같은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의 핵심은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라며 “승자와는 수십 년간 관계를 맺게 될 것이므로 결국 누가 캐나다에 가장 최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캐나다는 경제 구조를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있고,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며 “캐나다는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희망한다. 캐나다 기업과 캐나다 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하길 희망하며, 해외 기업의 투자를 장려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퓨어 장관은 “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며 “이런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다면 방산을 넘어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것은 잠수함 사업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을 고려하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성패는 기술력보다는 누가 더 매력적인 경제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캐나다는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 기술력에 대해서는 이미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에 어뢰공장까지”…협력 카드 확장

우리나라도 캐나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자동차산업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움직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캐나다를 직접 방문해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측에서는 현대차에 현지 공장 설립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캐나다 공장 건설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수소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동차공장 외에도 현지에 어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잠수함에는 필수적으로 어뢰가 탑재되는 만큼 현지에서 생산·조달할 경우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어뢰를 생산하고 있는 LIG넥스원은 캐나다 현지 공장 설립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배터리, 핵심광물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투자 및 경제 협력 방안이 추가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철강·조선·AI·우주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수조 원 규모의 캐나다산 원유를 도입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보다는 얼마나 캐나다가 만족할 만한 현지 투자와 경제 협력 방안을 제시하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들이 원팀을 구성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역시 캐나다에 희토류·광업·AI·배터리 등을 포함한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CPSP의 최종 승자는 오는 6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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