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제도를 5월 9일 종료하되, 이날까지 계약을 완료한 조정대상지역 거래에 대해선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잔금 및 등기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정상과 불공정 행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중과유예 조치는 종료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거래 관행과 최근 조정지역을 확대한 경과 등을 감안해서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고, 국민불편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이내 잔금·등기를 마칠 경우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롭게 지정된 서울 21개 구와 과천·광명, 성남(분당·수정·중원),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 동안, 의왕, 하남, 용인 수지 지역은 6개월 이내 잔금·등기를 완료하는 것을 조건으로 중과 유예가 가능하다.
다만 정부는 강남 3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잔금·등기 기한을 3개월이 아닌 4개월로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국무회의 논의와 여론수렴을 거쳐 조속히 중과 유예 종료 방안을 확정하고, 법령 개정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이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국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구 부총리가 발언 도중 ‘아마’라는 표현을 두 번 썼다”고 지적하고, “‘아마’는 절대 안 된다. 0.1%도 안 된다. 완벽하게 이 정책의 신뢰와 안정성이 꼭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시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과제가 어디 있겠나”라며 “버티는게 손해인 제도를 설계할 수 있지 않나. 지금 규칙을 따르는 게 현실적으로 이익이라는 객관적 믿음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주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3./사진=연합뉴스
다만 “정부는 ‘또 연장하겠거니’ 하는 부당한 믿음을 갖게 한데 책임이 있다”며 “5월 9일까지 중과세 면제란 기준은 지키되,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예외적 상황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구 부총리가 “세입자가 있는 경우 당장 들어가 살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세입자들이 6개월 안에 못나갈 상황 등에 대해서도 (예외를) 검토해보라”고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경우 중과세를 면제하면서도 지역에 따라 3~6개월 잔금·등기 허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에 정부는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등에 대한 보완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토허제 구역 내에선 주택 매수자가 4개월 안에 해당 주택에 입주해 2년 이상 살아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보유 주택의 매도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구 부총리는 실거주 의무 입주 기한을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유예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구 부총리는 “토지거래허가제는 허가 후 4개월 내 잔금·실거주 의무가 있는데, 이날 재정경제부가 제안한 3·6개월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기간을 미세 조정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 다주택자 관련 규정을 법률로 옮겨야 한다’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적엔 “이번엔 시간이 없으니 시행령으로 하고 (이후) 아예 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도중 즉석에서 부동산 매물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부동산) 매물이 증가한다는 거래 통계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은 전체적으로 매물이 줄었지만 강남 3구와 용산에서 평균 11.74% 매물이 늘어났다”면서 “용산과 강남 3구 매물이 늘어났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기점으로 더 늘어나겠죠”라고 호응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현안 토의에 앞서 “(정부에) 주가는 올리려고 하면서 왜 집값은 누르려고 하느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주가와 집값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와 집값을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 “주가 상승은 기업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주가가 올라서 피해 보는 사람이 없지만, 집값이 오르면 집 없는 사람들이 너무 고통스러워진다. 또 투자 자산이 부동산에 매이면 생산적 영역에 사용되지 못해 사회경제 구조가 왜곡되고 자원 배분도 왜곡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회복한 것 같은데, (경제적) 환경이 개선되면 다 축하하고 힘을 합치는 게 공동체의 인지상정임에도 주가가 폭락할 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더라.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최소한 사회의 지도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선동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