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파워트레인 그 이상의 진화, 로보틱스와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겠습니다. 특히 기술, 품질, 생산기술 전반에 걸친 생산 인프라 변화가 이러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입니다.”
서종환 대동기어 대표는 대동기어의 중장기 전략을 이렇게 요약했다. 내연기관 중심의 기어 기업에서 전동화 부품사로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동기어 사천공장 제 2공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감속기어의 시작과 끝…세 단계로 나뉜 공정
지난 4일 방문한 대동기어 사천공장은 서 대표의 발언에 나온 비전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었다.
대동기어는 대동의 e-파워트레인 전문 기업 최근 내연기관 중심의 기어 기업에서 전동화 부품사로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며 변화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6만 ㎡(2만 평) 규모의 대동기어 사천공장은 완성차 부품과 트랙터 미션을 포함한 농기계 부품을 각각 생산하는 1·2공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현재 사무직 약 90명, 현장직 약 170명 등 총 263명이 근무 중이다.
이 가운데 최근 대동기어가 주력 중인 감속기어를 생산하는 1공장은 가공–열처리–검사로 이어지는 3단계 공정으로 구성됐다.
각 공정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데이터와 품질 기준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특히 농기계 사업을 통해 축적해 온 공정 최적화·품질 확보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동기어는 3차원 측정기, 조도·형상 측정기, 인장·압축 시험기 등 정밀 측정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여기에 전문 검사 인력이 상주하며 생산–품질 검사 시스템을 연계 관리해 품질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었다.
대동기어의 주요 생산부품.(왼쪽 상단부터 GEAR SUN, ROTOR SHAFT ASS’Y)./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이날 소개된 주요 제품들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핵심을 이룬다. 먼저 전륜 6속 & TMED-II SUN GEAR(GEAR SUN, RR)는 국내 인기 SUV 변속기에 적용되는 부품으로 유성기어 시스템의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주행 상황에 따라 감속·증속·역회전을 수행하며 엔진과 모터 사이 동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고속 회전 환경에서도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다.
대동기어는 해당 제품을 연간 36만 개 생산할 수 있으며, 공장에서는 60초에 1개씩 생산되는 자동화 라인이 2개 가동되고 있었다.
이어 공개된 O/P SHAFT ASS’Y는 감속기를 거친 회전력을 외부로 전달하는 ‘출력의 끝단’을 책임진다. 이 역시 초정밀 가공이 요구되는 제품으로 대동기어는 약 56만 개 생산능력을 확보해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해당 라인은 전기차 양산을 향한 과도기적 성격의 라인으로 올해 중 라인 증축이 예정돼 있다.
생산 품질 강화에 방점을 둔 클린룸에서는 ROTOR SHAFT ASS’Y가 생산되고 있었다. 전기모터 내부에서 회전 토크를 직접 생성해 출력축으로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의 구동 성능과 정숙성을 좌우한다. 이물질 유입에 민감해 클린룸 운영이 필수다.
대동 1공장 내 부품 조립 설비./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현재 해외 C사 전기차 모델에 적용 중이며, 연 평균 18만2892개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동기어는 이 부품을 포함해 3-in-1 전기차 구동시스템(EDS) 핵심 부품 4종을 생산하며 단품을 넘어 모듈 경쟁력까지 확장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향 로터 어셈블리 모듈 수주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STEPPED PINION GEAR는 전륜과 후륜을 기계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후륜에 별도 전기모터를 탑재한 e-AWD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빗길·눈길·가속 시 후륜 구동력을 제어한다.
70kW 모터급 전기차 AWD 유성기어 감속기에 적용되며 대동기어는 연간 36만 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양산 대응이 가능하다. 2단 유성기어 개발·양산 경험을 앞세워 최근 유사 사양의 추가 수주도 확정했다.
또한 모든 부품에는 바코드 기반 검사 시스템이 적용돼 품질 불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1공장의 경우 전체 44개 라인이 모두 자동화돼 있다.
대동기어 2공장 내 비전카메라 설비./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업계 최초 비전카메라 도입, 생산품질 향상에 총력
2공장의 경우 대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농기계 부품 중 트랙터 밋션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각각 12, 13개의 공정 라인으로 구성된 1,2 라인은 연간 약 3만 대 수준의 밋션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공정 내부에는 △공정별 필요부품을 세트 단위로 미리 구성해놓은 ‘부품 키팅 구역’ △핵심 모듈을 조립하는 주요 조립공정 △각 모듈을 조립하는 도킹 구역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도킹이 끝이 아니다. 대동은 현재 트랙터밋션의 생산 과정 중 ‘모터링 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해당 설비는 조립된 밋션이 실제 트랙터처럼 작동되는지 검증하는 공정으로, 완성된 변속기를 실제 구동 조건과 유사하게 최대 2000rpm까지 회전시켜 성능을 검사한다.
이에 더해 대동기어는 1, 2공장 모두 비전 카메라를 도입해 불량률을 최대한 낮췄다. 노기동 대동기어 PT설계팀장은 “2공장에 도입된 비전카메라의 경우 농기계 분야에서는 대동이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도입 이후 불량률을 기존 육안 검사 약 10%에서 2~3%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향후에는 AI 기반 자가 학습 품질 시스템도 도입해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서종환 대동기어 대표가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올해부터 1조클럽 도전…로봇·자동차 매출 비중 70% 목표
이날 대동기어는 53년간 축적해온 정밀기술을 기반으로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시스템 파트너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4년 약 1조2400억 원, 2025년 약 4600억 원 규모의 EV·HEV·내연기관·산업장비 핵심 구동 부품 수주를 확보하며 누적 수주 잔고는 2년 만에 약 1조7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해당 물량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된다.
이 가운데 전기차·차세대 하이브리드 부품 수주만 약 1조3300억 원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동기어는 올해 모빌리티 부품 초기 시장 진입을 거쳐 2027~2029년 단품 레퍼런스 확보 및 모듈 수주 확대, 2029~2030년에는 모듈·전동화 품목 중심의 수주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자동차·산업로봇 부문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고, 연 10% 이상 성장을 통해 ‘1조 클럽’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로보틱스 및 글로벌 물량 대응을 위한 350억 원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투자 예정금액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서종환 대동기어 대표는 “350억 원은 2025년까지 수주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라인 증설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생산량 확대를 위한 공정 라인 확장, 전달오차 측정장비 도입, 공정 내 자율이동 물류시스템 구축 등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말에는 사천공장 내 3공장 증설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