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픽업 시장은 여전히 대중적 세그먼트라기보다 목적성이 분명한 영역에 가깝다. 레저, 적재, 견인 등 ‘필요’가 분명한 소비자들이 찾는 차급이다.
그 안에서 KGM은 2002년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칸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구축하며 24년간 50만 대에 육박하는 판매를 기록해왔다. 2026년형 ‘무쏘’는 이 같은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운 모델이다.
KGM은 무쏘를 두고 “대한민국, 그리고 픽업을 가장 잘 아는 픽업”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브랜드 픽업의 상징을 다시 꺼내 든 모델이라는 의미다.
KGM 무쏘 '그랜드 스타일' 전면부./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KGM 무쏘 '그랜드 스타일' 후면부./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무쏘를 직접 경험했다. 코스는 타임스퀘어에서 파주까지 왕복 약 120km. 도심 정체 구간과 자유로, 고속화도로가 포함돼 저속과 중·고속 영역을 모두 점검할 수 있었다. 특히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각각 교차 시승할 수 있도록 구성돼 파워트레인 성향 차이를 비교하기에 적절했다.
먼저 외관은 KGM 디자인 철학인 ‘Powered by Toughness’를 전면에 드러낸다. 굵은 DRL과 5개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으로 구성된 수평형 LED 센터 포지셔닝 램프는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
스퀘어 타입 범퍼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정통 오프로드 픽업의 이미지를 분명히 한다. 측면의 볼륨감 있는 펜더와 휠 아치 가니쉬, 후면의 대형 KGM 레터링은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승차는 선택 사양인 ‘그랜드 스타일’이 적용된 모델이었다. 전용 범퍼와 그릴, LED 안개등, 블랙 메탈릭 스키드 플레이트가 더해지면서 기본형 대비 한층 세련된 인상을 완성한다. 정통 오프로드 이미지가 강한 기본형과 달리, 그랜드 스타일은 도심형 SUV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긴다. 픽업의 투박함을 완화하고 일상성을 강조한 구성이다.
실내는 예상보다 정제돼 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KGM 링크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아테나 3.0 GUI는 정보 전달이 직관적이다. 전자식 변속 레버(SBW)와 EPB 적용으로 센터 콘솔 공간이 깔끔하게 정리됐고, 무선 충전 시스템과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32색 엠비언트 라이트 등은 SUV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주행 중에는 높은 차체 덕분에 시야 확보가 용이했고 넓은 레그룸과 자연스러운 페달·핸들 각도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를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주행의 인상은 가솔린 모델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2.0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17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오토홀드가 걸린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떼면 즉각 튀어나가는 성향은 아니었지만,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반응은 빠르고 직관적이었다. 차가 한 박자 머뭇거리기보다 곧바로 앞으로 밀려 나가는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저속 구간에서 차체의 상하 흔들림은 존재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방지턱을 넘을 때는 ‘픽업답게’ 여유 있게 받아냈다. 두 번 튀거나 뒤가 과하게 흔들리는 모습은 없었다. 프레임 바디 특유의 단단함을 유지하면서도 승차감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다듬은 세팅이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가속 시 차가 먼저 밀어주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됐다. RPM이 올라가며 소리가 커지기 전에 차체가 속도를 붙여 나가는 인상이다. 중간 가속에서도 힘이 끊기지 않고 이어졌고, 차선 변경 시 차체가 크게 기울지 않아 안정감이 돋보였다. R-EPS 적용 효과로 스티어링은 초기 반응이 자연스럽고, 조향 후 복원도 과하지 않게 이뤄졌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 역시 차급을 고려하면 충분히 억제된 수준이다.
다만 실주행 연비는 약 8.2km/L로 나타났다. 체급과 공차중량, 프레임 구조를 감안하더라도 유지비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치다.
무쏘 운전석 1인칭 시점./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디젤 2.2 LET 모델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로는 가솔린보다 높은 토크를 갖췄고, 실제 연비는 11.8km/L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체감 가속에서는 가솔린 대비 즉각적인 반응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힘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반응이 한 템포 눌러 담긴 뒤 묵직하게 이어지는 성향이다. 장거리 주행과 적재·견인을 고려한 세팅에 가깝다.
하체는 5링크 서스펜션을 기본 적용했다. 진입각 30.9도, 탈출각 27.8도, 최저지상고 245mm, 최대 3톤 견인 능력 등 수치 역시 오프로드 주행을 전제로 한 설계임을 보여준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동 기어 잠금장치(LD)는 험로 탈출 성능을 높이는 장치다. 다만 이번 시승 코스는 온로드 중심이었기에 극한 성능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무쏘 적재함 내부./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적재 공간은 스탠다드 데크(최대 400kg)와 롱데크(최대 700kg)로 나뉜다. 또한 슬라이딩 커버, 롤바, 사이드스텝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은 ‘일’과 ‘취미’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용성을 뒷받침한다. 픽업을 단순 화물차가 아닌 ‘오픈형 SUV’로 재정의해 온 KGM의 전략이 그대로 반영된 구성이다.
종합적으로 무쏘는 극적인 변화를 꾀하기보다 브랜드가 가장 잘해온 영역을 정교하게 다듬은 모델에 가깝다. 가솔린은 경쾌한 반응과 일상 주행 친화적 성향이 강점이며, 디젤은 연비와 실용성, 적재·견인 중심의 운용에 적합하다.
무쏘는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차는 아니다. 그러나 픽업이라는 목적이 분명한 소비자에게는 대안이 없는 차량이다. KGM이 말하는 ‘오리지널 픽업’의 의미는 화려한 수식보다, 이런 주행 감각과 구성에서 드러난다.
한편 무쏘는 M5(2990만 원)·M7(3590만 원)·M9(3990만 원) 세 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며, 전 트림에는 전용 범퍼와 블랙 메탈릭 스키드 플레이트 등을 포함한 ‘그랜드 스타일’ 패키지(80만 원) 선택이 가능하다. 여기에 5년·10만km 보증을 제공해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