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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첫 멜로 ‘파반느’ 위해 7년 기다린 이유

2026-02-26 09:01 |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고아성이 데뷔 20여 년 만에 비로소 ‘진한 사랑’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온다. 지난 20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를 통해서다. 평단과 관객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믿고 보는 배우’ 고아성이지만, 그가 본격적인 정통 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파반느'는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영화화한 것으로, 고아성이 이종필 감독으로부터 '파반느'의 시나리오를 처음 건네받은 것은 7년 전인 2019년이다. 당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함께 준비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영화가 관객을 만나기까지는 꼬박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고아성은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유관순 열사로, '트레이서'의 국세청 조사관으로 치열한 삶을 연기했다.

영화 '파반느'는 배우 고아성이 7년을 기다린 첫 멜로물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동안 고아성이 멜로를 ‘피해왔다’기보다 ‘아껴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고아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아역 시절부터 '괴물', '설국열차' 등을 거치며 주로 거대한 사건에 맞서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인물을 연기해온 그에게, 오로지 두 사람의 감정에만 집중해야 하는 멜로는 가장 높은 산이었던 셈이다. 

이종필 감독 역시 “고아성이 가진 특유의 단단함 속에 감춰진 섬세한 떨림을 담아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며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파반느'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믿는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 그리고 그들 곁을 지키는 자유로운 영혼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아성은 극 중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린 여자 ‘미정’을 맡았다. 이는 그간 고아성이 보여준 당당하고 진취적인 캐릭터들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 '오피스'의 불안한 인턴이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씩씩한 사원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서 그는 시선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타인의 눈초리를 두려워하는 위축된 내면을 담아내야 했다.

이 영화에서 고아성은 외모 콤플렉스 속에서도 진심인 사랑을 연기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번 영화에서 고아성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진심의 전이’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예쁘고 멋진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영혼을 알아보는 과정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아성은 화려한 메이크업을 지우고, 대신 상처 입은 눈빛과 조심스러운 손길로 미정의 서사를 완성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고아성은 언제나 ‘현실에 발 붙인 연기’를 지향해 왔다. 첫 멜로인 '파반느'에서도 그는 판타지 같은 로맨스 대신,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소외감과 그 속에서 피어난 위로를 그려낸다. 변요한, 문상민 등과의 호흡 역시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7년을 기다려 만난 '파반느'는 배우 고아성에게 단순한 신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던 사랑 연기를 통해 그가 보여줄 새로운 얼굴은,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관객들에게도 가장 특별한 선물이 될 것으로 영화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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