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또 한번 파업 국면이 예고 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봄날을 보내고 있는 삼정전자지만, 미래를 도모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4일 "2차 조정회의는 전날 23시 55분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 결론이 났다"며 "기존 공동교섭단 체제를 '노조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에 양산에 나서면서 기술 리더십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조정 중지'는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중노위 조정 절차가 종료 된 것을 뜻한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를 위한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됐다.
노조의 끝없는 임금 인상안 요구에 재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 수록 축제를 열기 보단 미래 전략을 도모해야 하는데 노조가 눈앞의 이익만 좇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과 관련해선 사측과 성실하게 교섭을 하는 것이 먼저인데 성실히 임했을지 의문"이라며 "약 500만 명이 넘는 삼성전자 주주가 지켜보고 있는 주식회사에서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우는 것은 이기적인 행보"라고 일갈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지정학 리스크가 커진 점도 삼성전자의 또 다른 위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호황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스마트폰 업황 역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스마트폰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전쟁 위기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증시와 공급망 불안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진 현 시점에 파업을 고민하는 노조의 행보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파업이 감행된다 해도 공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조합원이 수용할 수 있는 답이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즉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하며, 재적 조합원 과반수 찬성과 전체 조합원 과반수 참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쳐야 파업, 부분 파업 등 쟁의행위가 법적으로 보호된다.
한편,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였다. 공동교섭단은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구체적인 산출 근거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회사가 실적에 비해 성과급을 과도하게 낮게 책정하고 있다며 성과급 재원 구조의 투명화와 상한 폐지를 주장해 왔다.
이에 사측은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연초에 목표 영업이익을 공지하고, OPI 0~50% 구간을 10% 단위로 세분화해 안내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과 성과급 협상 결렬을 이유로 2024년 7월 삼성전자 사상 첫 총파업을 25일간 진행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