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중동에서의 전쟁으로 인한 파장이 전세계로 미치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전쟁이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뛰면서 원가율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발 유가 급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의 원가율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란 전쟁 발발로 전세계 석유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돼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3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장 대비 3.33달러(4.67%) 상승한 배럴 74.65달러에 마감됐다. 장중에는 12%인 배럴당 75.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고가다.
유가의 급격한 오름세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경제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국내 건설업에도 마찬가지다. 시멘트와 철강 같은 건설자재 구입비와 노무비 등 공사비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단기간은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자재는 품목마다 다르긴 하지만 연간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은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연간 또는 분기별로 확보했기에 지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의 경우 연간 단위로 계약했어도 지금처럼 특수한 상황이 생기면 레미콘 회사가 가격에 이를 반영할 수 있다"며 공급가액이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전쟁이 4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한 데다 지상병력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만약 전쟁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들은 공사 원가율이 또다시 크게 뛸 수 있다고 걱정한다. 건설업계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 공급망 위축되면서 공사비가 크게 뛰어 오른 경험이 있다. 2020년 연평균을 100으로 기준 삼은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33.75까지 상승했다. 5년간 33% 이상 오른 것이다.
당연히 건설사들의 원가율도 올랐다. 지난 2024년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90%대 원가율을 기록했는데 100%를 넘는 곳도 있었다. 공사 수익이 줄면서 건설사의 재무 상황은 악화됐다. 그나마 원가절감 노력과 고원가 현장 준공 등을 통해 간신히 원가율을 낮출 수 있었다. 지난해 상당수 건설사들이 매출이 줄거나 유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오른 이유다.
또한 이란 전쟁으로 인해 부담이 커진 건설사가 계획된 분양이나 착공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전쟁이 과거 이라크 전쟁처럼 길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건설사들이 상반기로 예정된 사업을 미룰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 공급량이 감소하는 데다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분양가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