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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1년’ 홈플러스 여전히 안갯속…‘오프라인 유통’ 위기감 고조

2026-03-04 15:02 |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 1년을 맞았지만, ‘정상화’로 향하는 길엔 여전히 짙은 안개가 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연장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운영자금 조달과 익스프레스 매각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2월10일 폐점을 앞둔 홈플러스 부산감만점에 할인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5월 4일까지로 2개월 연장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현재 진행 중인 구조혁신안을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가결 기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고 매각주관사 선정 등 절차를 밟았지만, 경영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물품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매대 공백이 발생했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회생 개시 이후 운영 효율화를 위해 15개 점포를 폐점했지만,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으며 일부 직원 급여까지 밀리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지난해 12월 홈플러스는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통해 ▲긴급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3000억 원 규모 DIP 대출 추진 ▲슈퍼마켓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41개 부실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 구조혁신 계획을 공개했다. 인력 효율화로 약 1600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하고, 임대료 조정 및 부실점포 정리로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둬 오는 2028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 주장이다.

하지만 긴급운영자금 조달과 익스프레스 매각 등은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는 11일까지 DIP 대출 1000억 원을 선집행하기로 했지만, 현재 미지급 급여 규모만 9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돼 경영 정상화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익스프레스 역시 앞서 분리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기존 7000억 원대 몸값을 3000억 원대로 낮춰 인수 후보군과 접촉하고 있지만, 매각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시간 벌기’가 실패하고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오프라인 유통 저변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 100여 개에 달하는 홈플러스 점포를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고, 해당 소비자 수요 상당수를 이커머스가 흡수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마트는 2021년 이후 11개 점포를 폐점했고, 매장 확장보단 리뉴얼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마트는 125개였던 운영 점포를 지난해 말 112개까지 줄이며 점포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로선 양사 모두 확장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커머스 쏠림이 가속화되면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내줄 수 있어, 대형마트가 ‘2강’ 구도로 재편되더라도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기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만큼, 이마트와 롯데마트 만으로도 오프라인 쇼핑 수요 충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수는 약 390여 개로, 인구 약 13만 명 당 1개꼴이다. 이커머스 활성화 이전 시점에 삼성경제연구소가 권고한 국내 대형마트 적정 점포수가 인구 15만 명 당 1곳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포화상태인 셈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이 안 좋다 보니 홈플러스 사태를 남일 같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라며 “그간 경쟁적인 출점으로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되면서 현재 각사들은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마트들이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커머스가 급성장한 만큼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대형마트에 채워졌던 규제들이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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