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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관세 쇼크"…산업계 '트럼프 리스크' 직격탄

2026-03-04 16:11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행보로 인해 국내 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가별 차등 관세 검토에 더해 중동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치며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마땅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으로 인해 국내 산업계 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글로벌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가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자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부터 발효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를 15%까지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 국가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글로벌 관세 부과가 가능한) 최장 5개월의 기간을 갖고 있으며, 15%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각국에 서로 다른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 리스크 여전…대미투자특별법도 ‘하세월’

이처럼 트럼프가 관세를 15%로 인상하고, 국가별로 차등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자동차에는 품목별 관세 15%가 부과되고 있고, 철강에도 품목별 관세 50% 부과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국가별 차등 관세까지 확정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략 전반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관세가 높게 책정될 경우 대미 가격 경쟁력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산업계 내에서는 대미투자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는데 당시에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을 문제 삼았다. 

국가별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가 늦어질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관세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현재 여야는 ‘사법개협 3법(재판소원 도입법·법왜곡죄 신설·대법관 증원법)’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어 법안 통과도 미지수다.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9일까지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제단체들도 해당 법안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6단체(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3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은 약화되고, 한미 경제협력의 실익은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미 수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국회가 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내에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원가 상승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명령한 것도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산업계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해상 물류 차질과 수출입 지연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공조로 이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개시하도록 명령한 가운데 현재도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 최고지도자는 물론 주요 군 수뇌부도 사망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까지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치솟고 있다. 중동에서 생산된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로 수송되는 만큼 해협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란은 중동 주요 국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고 있어 공급 불안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3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2.34달러로 전월 대비 17.24달러(26.48%) 올랐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내 산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로 들어오는 원유의 70%가 중동산이기 때문에 봉쇄 장기화 시에는 6개월 이상의 비축분을 감안하더라도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석유화학업체들은 원가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나프타를 통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항공업계나 해운업계도 국제 유가 상승에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해운업계의 경우 보험 비용 상승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대체 육로 등을 찾아야 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내 산업계는 긴급회의를 개최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 마련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쟁 같은 예외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은 기업들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고 빠르게 종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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