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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대신 취향”...삼성 패션, 스몰 브랜드 확장하는 이유

2026-03-04 16:08 |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패션 업계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메가 브랜드 중심에서 나아가 스몰 브랜드까지 전면에 배치하는 이른바 ‘WILLOW(수기응변)’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복 브랜드 앙개 팝업스토어(임시매장). 강남구 비이커 청담 플래그십 매장 내에 위치한다. 앙개는 실루엣을 통해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브랜드다./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 시장을 관통할 키워드로 'WILLOW(수기응변·水機應變)'를 제시했다. 이는 강풍에도 꺾이지 않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버드나무처럼 불확실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략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신진 브랜드 '앙개(anggae)'와 '샌드사운드(Sand Sound)'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화려한 로고를 과시하는 대신 독창적인 실루엣을 앞세워 니치 마켓을 공략하고 있다. 

앙개의 경우 단일 브랜드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론칭 초기부터 일본 6곳과 미국 2곳 등 글로벌 편집숍 판로를 확보하며 체급을 키우고 있다. 이름값 대신 브랜드의 실질적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매출 100억 원 미만의 스몰 브랜드 인큐베이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개인호한 소비 트렌드에 있다. 대중성보다 개인성에 중점을 두는 '인테그랄 마켓'이 본격화하면서 메가 브랜드 의존도를 줄이고 강점을 가진 스몰 브랜드로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시장에선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가 과거 빈폴이나 에잇세컨즈처럼 대중성을 담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던 방식과 궤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브랜드의 유명세보다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수기응변식 대응이 필수가 된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올해 1분기 기준 SSF샵 내 특정 스타일 중심의 키워드 검색량이 늘고 있다. 쿼터 집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5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무게추가 브랜드가 아닌 아이템과 취향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2조 원 규모의 국내 패션 1위 기업이 스몰 브랜드 육성에도 공을 들이는 것은 취향 중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며 "누가 더 많은 로고를 파느냐가 아닌, 누가 더 유연하게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드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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