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 물류비 상승 등이 나타나면서 비용 부담에 직면했다. 올해 업황 회복을 기대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에너지 비용 상승에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 물류비 상승 등이 나타나면서 비용 부담에 직면했다. 사진은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0원 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150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소폭 하락하며 1460원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환율 상승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1400원 중후반대의 환율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1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환율이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국내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철강업계 역시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달러로 구매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3월 철광석 평균 가격이 톤당 100.37달러를 보이면서 연초 109달러 대에서 하락해 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있었으나, 이번 환율 상승으로 다시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물류비용까지 오르는 분위기다. 철광석은 벌크선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데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벌크선 운임 상승까지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2242포인트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생하기 전보다 5.9% 상승했다.
여기에 해상운임이 상승하면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대한 물류비도 늘어나게 되면서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황 회복 기대 ‘흔들’…전기요금 인상 우려까지
철강업계는 업황이 바닥을 찍고 올해부터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중국의 저가 수입재를 막기 위한 반덤핑 관세가 후판은 물론 열연강판까지 확대됐으며, 기존에 수입된 저가 물량도 대부분 소진되면서 시장 가격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2분기부터는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환율,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다. 국제유가는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부족 등을 이유로 배럴당 81.11달러로 전쟁 발발 전보다 16.4% 상승했다.
LNG 가격 역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LNG 생산 중단을 발표했고, 생산 정상화까지 한 달이 걸릴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비용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산업용 전기 요금은 7차례에 걸쳐 약 70% 인상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도 장기화될 경우 발전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생산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업황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불똥이 철강업계에까지 튄 상황”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 번 인상되면 다시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전쟁이 빨리 마무리되면서 에너지 비용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