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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정밀지도 반출 논쟁…"안보·산업 대응책 마련해야"

2026-03-11 15:15 |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정부가 구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가운데, 국가 안보와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국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미 정책 결정이 내려진 만큼 논쟁을 넘어 국내 공간정보 산업 보호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후속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정밀지도 구글 반출, 이대로 괜찮은가?' 제하의 긴급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사진=배소현 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인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정밀지도 구글 반출, 이대로 괜찮은가?' 제하의 긴급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의 조건부 허용 결정 이후 국가안보 관련 보안자료 처리 방식과 국내 서버 활용 계획 검증 등 실제 반출 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고정밀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특히 정밀지도 데이터는 위치 기반 서비스뿐 아니라 교통·물류·도시 관리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되는 핵심 데이터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지도 데이터에는 주요 기반시설과 군사시설 위치 등 민감 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안보 리스크와 데이터 주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과거 두 차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을 군사시설 노출 가능성 등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 "정밀지도 반출 시 최대 197조 원 산업 피해"

토론회에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이 국내 산업 전반에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거듭 제시됐다.

최근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수 연구에 따르면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향후 10년 간 공간정보 관련 산업에서 최소 150조 원에서 최대 197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해외로 유출되는 로열티 규모도 최대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분석은 지도 플랫폼 시장에서 외국 기업 의존도가 확대되고 국내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지도 데이터와 플랫폼을 결합해 서비스 경쟁력을 확대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 규모를 단순한 우려로만 볼 것이 아니라 향후 정책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임시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구글이 (197조 원에 달하는) 손실액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요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 반출 자체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조건과 지원 대책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공간정보 산업 컨트롤타워 강화 필요"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조직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을 중심으로 공간정보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산업 규모 확대와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할 때 보다 강력한 정책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토지리정보원을 '청' 단위 조직으로 격상해 공간정보 정책과 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아울러 △국가 공간정보 전략 재정비 △공간정보 산업 투자 확대 △민간 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와 함께 임 부연구위원은 국토부와 지리원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국방부·국정원·산자부 등이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실행 TF'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협상 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국제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강력한 의사결정 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공간정보 생태계를 재투자 구조로 설계하는 상생 로드맵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출 논쟁 넘어 산업 전략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정밀지도 반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서 데이터 활용 정책과 산업 지원 체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지도 데이터 자체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서비스 경쟁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단순한 데이터 관리 차원을 넘어 산업 전략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공간정보 기반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투자와 공공 데이터 활용 정책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간정보 데이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관련 국내 규제를 완화해, 민간 활용도를 높이고 국내 기업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울러 글로벌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지도·위치 기반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플랫폼·서비스가 결합된 산업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밀지도 반출은 이미 정책적으로 결정된 사안인 만큼 논쟁을 계속하기보다 국내 산업 경쟁력을 지킬 대응 전략 마련이 더 중요하다"며 "공간정보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고 정책 컨트롤타워와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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