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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선 현지화·중동선 실전”…K-방산, 글로벌 영토 확장

2026-03-11 15:41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지 생산 기반 구축과 공급망 협력이 본격화하면서 방산 블록화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K-방산의 추가 수주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방산업체가 유럽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방산 블록화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에 건설하는 H-ACE 유럽의 조감도./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공급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현대로템은 2029년부터 2031년까지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된 K2PL 전차 61대를 폴란드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계약한 2차 계약 180대 중 일부 물량으로, K2PL 초도 물량 3대는 국내에서 생산한 뒤 기술 이전과 생산 체계 구축을 거쳐 이후 물량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폴란드 방산업체인 부마르와 기술 이전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K2 전차 생산은 물론 MRO(유지·보수·정비) 기술 이전까지 포함됐다.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한창이다. 특히 EU(유럽연합)에서는 ‘화학물질관리 제도(REACH)’를 시행하고 있어 관련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K2 전차의 경우 도장 작업이 REACH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EU 기준에 맞는 도료와 공정 적용 등을 확인하며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루마니아에서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현지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 역시 조립은 물론 시험과 MRO까지 가능하며, 향후에는 보병전투장갑차(IFV),와 무인지상체계(UGV)까지 생산할 방침이다. 루마니아 기업들의 참여로 현지화율은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에스토니아에도 현지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보병전투장갑차를 도입할 예정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탄약 생산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 내에서 생산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모두 현재 구축 중인 생산 시설을 통해 유럽의 다양한 국가로 무기체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럽 내에서 방산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넘을 수 있는 전략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EU는 회원국의 재무장을 위해 15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려면 해당 무기의 부품 65% 이상이 유럽산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지화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유럽 현지 공급망 구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메이드 인 EU’를 실현하게 되면 수주 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국내 방산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LIG넥스원의 천궁-Ⅱ./사진=LIG넥스원 제공



◆중동 군사적 긴장감 고조…수주 확대 기대

중동에서도 수주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중동 국가들은 방위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격을 개시했고, 현재까지도 전쟁이 진행 중이다. 이란이 항복하지 않고 군사적 대응을 이어가면서 전쟁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이란은 사우디,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주변 국가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LIG넥스원의 천궁-Ⅱ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란의 공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UAE에 배치된 천궁-Ⅱ는 90% 이상의 요격률을 보였다. UAE는 천궁-Ⅱ의 조기 납품을 요청했으며, 수송기를 보내 유도탄 30발을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내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K-방산 무기체계의 우수한 성능을 실전에서 입증하는 계기가 됐으며, 중동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도 중동을 주요 공략 시장을 삼고 수출 마케팅을 이어왔다. LIG넥스원은 UAE 외에도 사우디, 이라크에 천궁-Ⅱ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다른 중동 국가로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중동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의 중동 시장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이 공들여온 시장”이라며 “천궁-Ⅱ는 물론 자주포, 전차, 전투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의 수출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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