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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청양고추…두살배기 딸 심장 속 피까지 말린 엄마 '20년'

2015-12-22 09:07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쇠파이프와 청양고추 등으로 입양 딸에게 가혹행위를 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가 징역 20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입양한 딸을 쇠파이프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징역 20년이 선고된 김모씨(47)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2013년 당시 14개월이었던 딸을 입양한 후 딸에게 이따금 손찌검을 하던 김씨는 지난해 10월 길이 75㎝, 두께 2.7㎝의 쇠파이프(옷걸이 지지대)로 딸을 30분 동안 때렸다. 채권자의 빚 독촉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맞다가 쓰러진 딸을 일으켜 세운 김씨는 딸의 머리·허벅지·종아리·엉덩이·팔 등 전신을 폭행했다. 딸은 양손을 비비며 "잘못했어요"라고 수차례 말했으나 폭행은 지속됐다.

구타에도 분이 풀리지 않자 김씨는 부엌에서 빨간 청양고추를 1㎝ 크기로 잘라 딸에게 강제로 먹였다. 또 화장실로 데려가 옷을 모두 벗기고는 샤워기로 약 10분 동안 머리 위에 찬물을 뿌렸다.

법원 조사 결과 딸은 다음 날 오후 4시 병원에서 사망했다. 키 82㎝, 몸무게 12㎏이었던 딸은 사망 당시 전체 혈액의 5분의 1 이상을 잃었고 심장 속에도 피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김씨는 살인 혐의뿐만 아니라 딸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입양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집·남편·사무실·상가 계약서 등을 위변조해 입양기관에 제출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모두 김씨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딸을 신체적·정신적으로 보호해야 함에도 오히려 학대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항소가 기각된 김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사건의 동기 및 범행 후 정황 등을 검토해보면 1심이 선고한 형을 그대로 유지한 2심의 양형은 심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씨의 남편(51)도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남편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부인과 별거하면서 생계비를 주지 않는 등 딸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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