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보합세로 출발한 새해 집값의 오름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특히 대구와 제주 등 지난해 아파트 매매값이 급등한 지역의 경우 상승폭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부동산 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주택매매값 상승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주택 보급률 증가 등으로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았다.
한국 감정원은 올해 주택 매매값이 최고 2.0%로서 지난해 3.5% 상승에 비해 한 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건설산업연구원과 토지주택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의 전망치(4% 내외)에 비해 보수적인 전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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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15년 아파트 매매값 상승 톱 10/한국감정원 자료 |
지난해 아파트 매매값은 전국 평균 4.9% 올랐다. 따라서 올해 아파트를 포함, 주택 매매값은 큰 폭 조정없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거나 국지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제주특별자치도와 대구시 등에서 아파트값이 어떻게 움직일 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수도권의 아파트값의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제주도 서귀포시로, 지난 한 해 무려 59% 급등했다고 감정원은 밝혔다. 이어 제주시가 49%, ▲광주 광산구(34%) ▲대구 중구(32%) ▲대구 동구(31%) 등의 순이다.
대구는 지난 2014년부터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대구 동구와 수성구가 12% 이상 올랐다.
대구는 지난해 매매값 단기 폭등에 힘입어 청약 광풍이었다. 동구에서 분양한 ‘동대구 반도유보라’가 청약경쟁률이 273.95대 1을 기록하고 이어 ‘대구 동구 안심역 코오롱하늘채’(169.01대 1)도 인기몰이했다. 수성구에는 ‘힐스테이트 황금동’가 전국 최고 청약경쟁률(622.15대 1)을 기록한데 이어 ‘대구 만촌역 태왕아너스’(155.05대 1)도 투자가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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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아파트매매값 상승 톱 5/한국감정원 |
제주도는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급등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제주도로 들어오는 이주 열풍과 투자 열풍이 겹쳐 실수요자와 장기 투자자에 의해 1년 새 아파트 가격이 1억 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며 “지난해 11월 발표된 2공항 건설 등 개발호재가 있어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지난해와 같은 집값 상승은 무리가 따른다고 내다봤다.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데다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갈수록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경계심이 올해 확산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전국적으로 분양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특히 대구의 경우 그동안 쌓인 가격상승의 피로감과 크게 증가한 신규 입주 물량으로 인해 매매가가 둔화될 것”이라며 “제주는 아직 아파트 공급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외지 인구유입으로 매매가 상승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선 아파트 매매가는 상반기에 강·보합세를 보이고 하반기에 들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구와 부산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확실히 청약률 및 매매가 상승률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반면 아직 아파트 공급이 타 지역보다 적은 제주도는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까지 공급 물량이 적었던 강원도는 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