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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탈당 “당 민주화 못이뤘다…친노패권으로 구겨져”

2016-01-12 10:49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 권노갑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뒤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결국 탈당했다.

권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 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나려고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권 고문은 “저는 DJ의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정권교체를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지금 그토록 몸바쳐 지켰던 당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라고 당 주류를 겨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고 덧붙였다.

권 고문은 당 주류 재차 겨냥, “저는 평생을 DJ와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 “그동안 우리를 변함없이 지지하고 성원해준 많은 분들이 떠났다. 이제 저도 떠나지만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권 고문은 “지금 많은 국민들은 ‘부익부 빈익빈’이란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다. 수많은 청년들은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절망 속에서 헤매고 있다. 또 한반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며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러한 어려운 현실과 그 심각성을 각성해 나를 비추기보단 어둡고 소외된 곳을 비추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윤철상 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도 이날 권 고문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기자회견장에는 권 고문만 나와 대표로 입장을 발표했다. 이달 15일쯤에는 정대철 상임고문 등 전직 의원 40여명도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인사의 탈당으로 더민주는 호남 텃밭민심의 이탈과 함께 분당 국면이 가속화되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가칭 국민의당 창당 추진으로 촉발된 야권의 지형 재편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권 고문은 탈당 후 곧바로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대신 제3지대에서 신당 세력의 통합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고문은 당 원로로서 당 안팎의 인사들에게 조언을 하는 등 물밑에서 활발한 행동을 해 왔다.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호남과 비주류내의 반문(反문재인) 정서에도 불구, 4·29 재보선 때에도 선거지원을 결정하는 등 동교동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문 대표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작년 하반기 들어 당 내분이 심화됐을 때에도 문 대표와 안 의원 등을 따로 만나 수습책을 제시하며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18일 문 대표와 만나 '문 대표가 사퇴해 2선 후퇴하고 비대위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문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호남 민심 악화 등을 고려해 탈당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지난 5일에도 권 고문을 만나 탈당을 만류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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