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탈당이 가속화 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은 본격 세불리기에 들어갔다. 12일 더민주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은 12일 “60여 년 정치인생에서 처음으로 몸담았던 당을 스스로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동교동계 권노갑 고문의 탈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남, 친노세력간 이어져 온 정치적 인연의 끈을 끊는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권노갑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을 지적하며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권 고문은 기자회견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탈당한 권노갑 고문은 곧바로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대신 제3지대에 머물면서 신당세력의 통합작업에 힘쓸 것으로 전해졌다.
▲ 권노갑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뒤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현역 의원으로는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과 장병완(광주 남구) 의원이 13일 탈당을 예고했고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 김승남(전남 고흥·보성) 의원,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 등은 다음 주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다. 앞서 12일 최원식(인천 계양을) 의원은 수도권에서 여섯 번째로 탈당해 안철수 신당을 택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지 한 달만에 더민주를 떠난 현역 의원은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더민주 의석수는 안철수 의원 탈당전 127석에서 115석으로 줄었다.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 더민주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호남발 안철수 바람은 이날 수도권 최원식 의원의 가세로 북상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민주의 탈당 풍향계는 이제 박영선 의원을 향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수도권 중진이자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의원의 행보에 따라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영선 의원이 안철수 신당을 택할 경우 수도권 바람의 중심축을 이루는 동시 신당 효과를 크게 부각시킬 수 있다. 반대로 문재인 대표의 더민주는 박영선 의원 한명의 탈당이 아니라 당 이미지와 함께 전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가 박영선 의원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족 이후 광주와 전남 순천을 차례로 방문한 데 이어 12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날 참배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지지자인 한 50대 남성이 안 의원을 겨냥 ‘친노 패권주의, 낡은 진보라며. 아직도 ‘간’ 덜 봤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더민주 당원이라 밝힌 이 남성은 ““친노 욕하다가 형제는 무슨 형제” “어제는 이승만 참배했다면서? 그러면 4·19(혁명)는 뭔데?” 등의 거친 말을 쏟아내 양측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