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11일 ‘대한민국 도약, 자유화에 길이 있다’ 자유화 제2차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총 2부로 이루어진 이번 토론회 1부에서는 미국의 ‘자유화전도사’로 알려진 CATO연구소의 다니엘 미첼(Daniel J. Mitchell) 선임연구위원이 ‘대한민국이 경제 번영으로 가려면’ 강연을 펼쳤다.
2부 패널로 나선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좌-우 프레임 대신에 진보-보수 프레임을 사용하면 부정확한 이념 서술이 되고 용어사용(labeling)에서 좌파에게 유리하게 된다”며 “개인의 자유나 권리보다 국가우위, 관우위의 생각은 지난 4400년 역사에서 지속되었으며 이런 우리 사회에서 집단이나 국가보다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우파야말로 가장 혁신적이고 진보적”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라는 용어는 우파에게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시하는 민주우파이자 시장우파”라고 밝혔다. 아래 글은 박기성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번영: ‘자유화’
1. 민주우파-반시장좌파1)
박기성
우리 사회에서 집단이나 국가보다도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우파야말로 가장 혁신적이고 진보적이다. 그러므로 진보라는 용어는 오히려 우파에게 어울린다./사진=연합뉴스
경제활동에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시장우파”는 우리나라에서 극히 소수이며 대부분의 우파는 정치체제로서의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우파”이다. 즉,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북한에 반대하는 “민주우파”이면서 시장보다는 정부의 각종 보조금이나 퍼주기 식의 온정적 정책(paternalistic policies)에 기대는 “반시장좌파”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시하는 “민주우파”이면서 동시에 “시장우파”이다. 이사분면에 위치한 대한민국을 일사분면으로 이동시켜야 번영할 수 있다.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국가사회주의(nazism, fascism, national socialism)나 일본의 군국주의(militarism)는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가 우선시되는 전체주의(totalitarianism)이기 때문에 좌파로 분류되어야 하며, 최근 아베정권의 행태는 우경화가 아니라 좌경화 내지 군국주의화로 표현되어야 한다.
2. 자유화와 경제성장2)
<표 1>은 OECD 32개 국가 1980-2010년 패널자료에 대해 경제성장률을 여러 변수들에 회귀한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구매력평가환율 불변가치 일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head, constant prices, constant PPPs, 2005 US dollars)의 연증가율(annual growth rate)이다. 투자율은 총자본형성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것이다. 정부소비율은 정부의 최종재소비를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것이다. 무역의존도는 수출과 수입의 합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것이다.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다. 노동분배율은 국내총생산에서 제품 및 수입품에 대한 세금을 빼고 보조금을 더한 것에 대한 피용자 소득의 비이다. Barro(2012)와 같이 경제성장률을 국가 및 연도 고정효과 더미(country- and year-specific fixed effect dummies)와 더불어 변수들에 회귀한다.
국가 고정효과 더미는 한 국가의 문화적 특성, 지리적 여건, 법치의 정도, 신뢰의 정도, 부패의 정도, 정부의 정책 입안능력 및 추진력, 경제⋅사회적 제도, 노사관계의 특성, 국민성, 등 다양한 국가적 특성을 반영하여 통제한다. 연도 고정효과 더미는 세계적인(global) 경제위기, 경제성장 추세 및 경기순환의 국면을 통제한다.3) 이 두 종류의 고정효과 더미들이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이 누락되어서 생기는 누락변수 편의(omitted variable bias)를 많이 완화한다.
Barro(2012)는 이런 식의 회귀분석에서 Hurwicz(1950) 류의 편의(Hurwicz-type bias)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 편의는 국가 고정효과 더미와 더불어 종속변수의 시차변수(lagged dependent variable)를 독립변수로 사용하면 그 시차변수의 추정계수가 하향편의될(downward biased) 수 있고 따라서 수렴 속도(convergence rate)가 상향추정될(overestimated)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경제성장률의 시차변수와 관련성이 높은 전년도 일인당 국내총생산의 로그(lagged logarithm of per capita GDP)가 독립변수로 사용되어 이것의 추정계수가 하향편의될 수 있고 이 추정계수로부터 추정되는 수렴 속도가 상향추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주된 관심은 수렴 속도의 추정이 아니고 여러 변수들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므로 전년도 일인당 국내총생산의 로그를 회귀분석의 통제변수로 사용한다. 그리고 이 변수를 제외한 추정결과도 <표 1>과 유사하다.
<표 1>의 열 (1)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일반적인 회귀식을 추정한 것이다. 열 (2)은 노동분배율을, 열 (3)은 이것과 노동분배율×노동분배율을 추가하여 회귀한 것이다. 열 (3)에 의하면 정부소비율이 낮을수록, 무역의존도가 높을수록, 물가상승률이 낮을수록, 투자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 구체적으로 정부소비율이 10%포인트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이 1.7%포인트 상승한다. 작은 정부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 무역의존도가 10%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0.35%포인트 상승한다. 경제가 개방화될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 작은 정부와 개방화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물가상승률이 10%포인트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이 0.71%포인트 상승한다. 투자율이 10%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3.0%포인트 상승한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열 (3)에 의하면 경제성장률이 최고가 되는 노동분배율은 39.5%이다. 이 수준보다 낮으면 노동분배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이 수준보다 높으면 노동분배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은 낮아진다. 노동분배율은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을수록 그리고 평균임금에 대한 최저임금의 비가 높을수록 높아진다.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을 경쟁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므로 노동분배율을 제도적으로나 인위적으로 높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 (2)에서 전년도 일인당 국내총생산의 로그의 추정계수가 –0.0792이다. 이것은 열 (2)의 변수들이 통제된 상태에서 경제가 수렴하는 속도(conditional convergence rate)가 연 7.92%라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위에서 지적한대로 Hurwicz 류의 편의 때문에 이 수렴 속도는 상향편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수렴 속도는 국가 고정효과가 통제되고 있으므로 국가 간의 평균적인 수렴 속도가 아니고 한 국가의 시간이 지남에 따른 경제성장의 수렴 속도이다. 그러므로 이 수렴 속도는 한 국가가 균제상태 밖에서 균제상태로 얼마나 빨리 수렴하는가를 알려준다. 이 수렴 속도에 근거하면 반감기(half-life)는 8.75년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