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구글의 알파고(AlphaGo)같은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로봇이 대우조선해양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0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약간 자랑을 한다면, 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용접 로봇이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돼 사람 엉덩이도 들어가지 못하는 좁은 공간에서 일을 잘해내고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초소형 용접로봇 캐디(Caddy)가 용접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야말 프로젝트는 5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푸틴 대통령 방한 시 양국 정상간 합의된 바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북단 야말반도에서 생산된 LNG를 수출하기 위한 쇄빙선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키로 한 것.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도전하는 쇄빙선은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는 아크(ARC)-7급이다. 기존 쇄빙선이 얼음을 타고 올라가 선박 무게로 부수는 반면, 야말 쇄빙 LNG운반선은 선박 자체가 가진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얼음을 직접 깨면서 항해한다.
이를 위해 매서운 기후의 극지방을 운항하기 때문에 최저 영하 52도까지 견딜 수 있는 특수 강재가 선박 건조에 사용됐고 최고 수준의 방한처리 기술이 적용됐다.
때문에 블록 내 프레임 간격이 보통 선박은 800mm정도지만 야말은 400mm간격이다. 협소한 작업공간에는 사람은 물론 기존 용접 로봇도 접근할 수 없었다.
정 사장은 수주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지만, 연구소에서 소형 용접 로봇을 개발해 야말프로젝트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이름은 사람을 돕는다는 의미의 ‘캐디(Caddy). 협소한 공간에서도 자동으로 용접할 수 있도록 초소형 16kg으로 제작됐다. 기존 용접로봇이 60kg인 것에 비하면 4분의1로 작다.
대우조선해양은 캐디 투입으로 기존보다 생산성은 35% 이상 높아지고 원가도 척당 약 45억원 가량이 절감될 것이라 분석했다.
캐디의 개발로 대우조선해양은 이전보다 향상된 용접로봇을 확보하게 됐다. 두꺼운 철판의 선체 용접을 위해 철판을 달궈주는 예열 기능까지 있어 작업도 한결 단순해졌다.
캐디는 무선 조작도 가능해 품질 향상과 생산시수 절감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야말 프로젝트 첫 번째 호선의 진수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 사장은 야말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재 전혀 문제없이 흘러가는 중”이라며 “기술력 면에서 자부심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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