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4.13총선의 서울 종로 새누리당 후보경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박진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오 전 서울시장과 현역의원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세균 의원 간 빅 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종로지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청와대와 정부청사 등이 있는 권력의 중심지역으로서 상징성이 있는 데다 과거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대권의 발판을 마련했던 전통성잉 있다. 그런 만큼 선거 때마다 여야 거물들이 각축을 벌여 최대 격전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오 전 시장과 정 의원 모두 각각 여야에서 대선주자 급으로 평가된다. 5년만에 선거에 도전하는 오 전 시장의 장점은 뭐니 해도 지난 공백도 무색할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이다. 정 의원 역시 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중진으로서 현역의원이라는 강점까지 있다.
두 후보 모두 인지도 면에서는 우월을 가리기 힘들지만 오 전 시장의 경우 서울시장을 두 번씩 했던 경험으로 종로지역의 발전을 큰 그림으로 그릴 수 있어 보인다. 화려한 경력에다 젊은 패기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정 의원의 경우 종로정치 이력을 돌이켜볼 때 19대 국회에서 원래 지역구인 전북을 버리고 투입된 경우이다. 당시 52%라는 많은 득표로 당선됐지만 지역 토박이로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한때 야당의 최대 계파로 불렸던 정세균계의 현역 중진의원들이 이번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종로 주민들은 오 전 시장의 서울시장으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당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 젊은 패기에 투표할 것인지 혹은, 정 의원의 두 번째 지역의원 도전을 성사시켜 19대에 추진했던 사업을 20대까지 이어가는 것에 투표할 것인지를 정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왼쪽)과 새누리당 예비후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단군성전에서 열린 '단기 4349년 어천절 대제전'에서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변호사 출신인 오 전 시장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 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던 중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어하고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개정 정치자금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이후 2006년,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권 내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에 시장 직을 거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실패하고 시장 직을 사퇴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안철수의 양보’라는 빅 이벤트가 벌어지고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키는 결과를 불러오면서 한때 정치적 책임논란을 불러왔다. 이후 오 전 시장은 외유 등으로 와신상담해오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중앙정치 무대의 복귀를 노리고 있다.
당초 오 전 시장이 종로 지역을 선택하면서 10년 이상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터줏대감 박진·정인봉 두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벽에 부딪쳤다. 사실 경선에서 오 전 시장의 상대였던 박 전 의원은 종로에서만 내리 3선을 했던 경험이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당초 오 전 시장에게 다른 지역 출마를 권유한 적이 있고, 박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두 사람이 몇차례 만나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은 이번 경선에서 박 전 의원 측 주장대로 ‘당원 포함 여론조사’ 결과에서 승리한 것을 볼 때 일반 시민뿐 아니라 당원 지지라는 기초 자산까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정세균 의원은 이 지역의 현직의원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선거를 시작한 셈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종로에 처음 당선됐으며, 15대부터 18대까지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4선을 지낸 중진이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내에서 주요 직책을 모두 거쳤다.
이번 더민주 공천 과정에서도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이해찬 의원, 5선의 이미경·문희상 의원 등에 대한 공천 배제가 이뤄졌지만 정 의원은 정면 돌파했다. 그만큼 당내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당내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3선 이상의 중진급인 광주 북구갑의 강기정 의원, 서울 동작갑의 전병헌 의원, 서울 강북갑의 오영식 의원 등 3명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지지기반을 크게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전 시장이나 정세균 의원이나 당초 종로에서 ‘이방인’이었던 것은 맞다. 반면, 두 사람 모두 종로지역에서 똑같이 강점을 갖고 있다.
정 의원이 현역의원으로서 두 번째 도전인 만큼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차기 지역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면, 오 전 시장도 전직 서울시장으로서 이 지역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발전 구상도 갖고 있을 것이다.
정 의원은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본래 선거는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오 전 시장에 대해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로 서울을 떠났는데 다시 돌아오려면 대국민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 의원은 또 “창신·숭인동의 도시재생사업, 청운·효자동의 신분당선 연장사업 등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왔다”고 자부했다.
오 전 시장은 종로지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서울시장 출신으로서 도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뒷골목을 거론했다. 그는 “창신·숭인동 봉제단지 뒷골목... 세종마을 식당가...”라며 “그곳에서 마주친 차갑고 거친 손의 가장들에게 도움이 되고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또 “서울의 중심인 종로를 발전시켜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체했을 때 손바닥에 침을 놓아 좋아지듯 종로를 기점으로 해서 비강남지역의 경제까지도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