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비례대표 후보 논란과 관련해 “사람을 그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 불참한 김 대표는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자기들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 거야, 뭐야”라며 “내가 무슨 애착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표직 사퇴도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대표직 내놓고 안 내놓고 그건 나한테 묻지 말고...”라며 “나는 대표직에 매력을 못 느낀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셀프 공천’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파장이 일어나는 거야 정치권에서 항상 있는 거다. 난 그런 거 신경도 안쓴다”면서 “내가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비례대표를 하려는 그런 사람으로 다루는 게 제일 기분 나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그런 식으로 정치 안한다”며 “솔직하게 하면 하는 거고, 안하면 안하는 거지, 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12번 달고 국회의원 하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종인 대표가 20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이름을 올리자 당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21일 비례대표 순번 조정이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불참하며 당무 거부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당내에서 김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배수진을 치고 비례대표 뒷번호를 배정받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그게 무슨 배수진이 되나. 난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제일 기분 나쁜 게 그거다. 내가 무슨 이거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사정을 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해주고 있는 건데 처음에 내가 뭐라고 했나. 내가 응급 치료하는 의사 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이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내가 그 얘기를 분명히 했는데 내가 (자리에) 연연해서 여기 온게 아니다.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서 수권정당을 한다고 했는데, 그걸 끌고 가려면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가 무슨 욕심 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어가지고...”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내가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야기를 하려면 정직하게 하라는 것이다. 지금 정체성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자기들 정체성에 안 맞는다는 게 핵심인데 왜 자꾸 딴 소리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려고 그러느냐”고 분개했다.
김 대표는 대권에 직접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웃기는 소리들 하지 말라고 하라”며 “내가 절대 누구 부탁도 받아본 적이 없고, 내 스스로가 뭘 해달라고 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올 것이 왔다. 내가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건 미리 예측을 했다”며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잘 참고 견뎌주나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했다.
한편,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명단을 수정하기로 했다. 김 대표가 이에 반대해 회의에 불참했는데도 불구하고 비대위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공천 수정에 비대위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전날 중앙위에서 강한 반발을 샀던 ‘칸막이’ 투표와 일부 비례대표 순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된 김 대표의 순번이 뒤쪽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비례대표 명단 확정을 위한 중앙위에도 불참하고 자신의 거취를 밝힐 경우 또다시 당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