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파괴력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장기화 된다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통, 관광 등 업계는 지카 바이러스 관련 소식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작년 메르스가 한반도 강타했을 때의 명동 거리. 미디어펜 지카바이러스 관련사진. 질변관리본부
앞서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휩쓸 당시 사람들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했고, 백화점·쇼핑몰·대형마트 등을 향하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메르스 여파로 중국인관광객(요우커)의 방한이 크게 줄어 호텔업계, 면세점업계도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메르스 사망자가 최초 발생한 지난해 6월 1일 이후 이달 첫째주(1~7일)와 둘째주(8~14일) 매출 신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8%, -4.6%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첫째주 -14.7%, 둘째주 -5.3% 떨어졌다.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도 같은 기간 매출이 1~2% 정도 줄었다.
메르스 여파로 작년 6월엔 약 10만 명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취소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위기 극복 차원에서 직접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썼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는 메르스로 인한 국내외 관광수요 감소에 따라 작년 연결 영업이익이 771억을 기록하며 재작년보다 44.5% 감소했다.
유통, 관광업계는 이번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작년만큼의 긴장을 하고 있지 않았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작년엔 메르스가 강타했을 때는 매출 등에서 타격이 컸지만, 지카 바이러스는 메르스 만큼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는 감기 바이러스 처럼 공기를 타고 호흡기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등 전파경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 처음 발생한 전염병으로 모기, 성관계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두증의 원인으로 의심되며 임산부 등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사람 사이에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또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는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아 모기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업계에선 메르스 만큼의 여파는 아니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거나 장기화 됐을 때는 소비자들이 임신과 야외활동 등을 꺼려 어느 정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르스 여파로 마스크, 손세정제 등 개인 위생 관련 상품에 대한 판매량이 급증한 것과 같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에 모기 기피제, 모기장, 살충제, 콘돔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