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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 안본다"...문재인과 진실공방 '아슬아슬'

2016-04-25 17:49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4.13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회동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은 김 대표의 당대표 합의추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서로 나눈 대화를 언론에 밝힌 내용은 각각 달랐다.

대표적으로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합의추대와 관련해 문 전 대표와의 논의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불만을 특유의 화법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 수권비전위원장을 맡아서 경제민주화 스피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에서 비대위 대표로 만족하면 좋겠고, 앞으로 문 전 대표의 킹 메이커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수권비전위원회’ 발언에 대해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가 (내게) 그런 얘기를 한적이 없다”며 원천 부인했고, “다시는 배석자없이 만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또한 그는 2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낭떠러지에서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와서 엉뚱한 생각을 한다”고 했다. 사실 전략적 제휴를 이어가는 관계에서 나올 수 없는 발언들이다.

4.13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회동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은 김 대표의 당대표 합의추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서로 나눈 대화를 언론에 밝힌 내용은 각각 달랐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번 두 사람의 회동에서 김 대표의 당대표 합의추대 논의가 불발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김 대표는 언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다시는 안 본다”고 했고, 문 전 대표는 “김 대표 자유시죠”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문 전 대표는 대통령감이 못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문 전 대표 역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더민주의 김종인·문재인 전·현직 당대표가 차기 당권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라는 전략적 제휴로 맺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불안한 동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차기 당권에 욕심내는 김 대표와 이를 흔쾌히 지지하지 않는 문 전 대표의 태도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수시로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자질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 “당내 친노·친문세력이 문제”라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종인 대표 스스로 대권에 욕심이 생겼다’거나 ‘킹 메이커 김종인이 보기에 문재인 전 대표가 성에 안 찬다’ 등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은 당초 그가 언론에 폭로한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달라고 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문 전 대표나 더민주 친노·친문 입장에서는 선거를 치른 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각각 서로의 공로에 대해 다른 입장이었던 만큼 이제 문 전 대표 측은 ‘당내 기류와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듯하다. 이를 반영하듯 호남에서 전패한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실패했다”고 했고, 문 전 대표 측은 “김종인 대표가 햇볕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화법이 우회적이면서도 거칠다고 한다면 문 전 대표 역시 모호한 화법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정치 9단’이라고 하는 김 대표가 언론에 분노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문 전 대표와 만만치 않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당의 운명을 손에 쥔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딱히 손 쓸 방법이 없다보니 일단 시간 벌기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신경전을 두고 한번은 거쳐야 할 ‘홍역’과 같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대표가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세력을 구축해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당내 차기 대권주자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나 친노·친문 세력은 당연히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광주를 다시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김부겸·정세균 의원 등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 전현희 의원 등 화제의 당선자가 동행했다. 김 대표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4.13 20대 총선 결과가 예기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석을 다 잃어버렸기에 그 과정을 면밀하게 들어봐야겠다”며 “앞으로 더민주의 기반을 다시 닦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의원실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종인 대표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고 대선에서도 필요한 역할이 있는데, 언론이 사소한 진실다툼으로 두 분 틈을 자꾸 벌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저희는 이 문제에 일절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문 전 대표 측이 주장한 것처럼 사소한 진실다툼일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정면 충돌할 경우 더민주는 지난 분당 사태 때보다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지난해 당이 와해될 위기 때에도 문 전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수차례 회동했지만 번번이 갈등만 더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이번에도 당내 인사와의 소통을 언론을 통해서만 하고 있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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