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의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뒤 분당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차기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론이 급부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당무 복귀를 하고 수습 의지를 밝혔지만, 당내 계파 간 내전은 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여전히 비대위-혁신위 인선을 놓고 쌍방이 서로를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이다. 총선 참패 책임을 서로에게 물으며 권력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당권을 가르는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서도 비박은 쇄신안을 만든 다음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박은 조기에 치러서 당 혁신도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에서 친박계는 펄쩍 뛸 만큼 강경하다. 친박계는 “유승민 의원 복당에 찬성하는 사람은 당을 나가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논란이 당장 유승민 복당을 주장한 이혜훈·김세연 의원들에 대한 친박계의 분노로 시작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심리적으로는 이미 분당 상태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당장 구심점이 없는 비박계가 쉽게 분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 등 이미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과 앞서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힌 정의화 의장이 힘을 합한다면 여권 발 정계개편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의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뒤 분당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차기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론이 급부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당무 복귀를 하고 수습 의지를 밝혔지만, 당내 계파 간 내전은 격화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정계개편 시나리오 중 비박과 비노,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부산·경남(PK) 인사와 국민의당 등 중도 세력을 모두 합친 ‘빅 텐트론’이 우선 언급된다. 3당의 인사들이 헤쳐모이는 것으로 마침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10월 설립한다는 정치 결사체와 함께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계개편 로드맵은 올 하반기에 시작돼 연말쯤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당 공식 행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등 침묵 속에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정계개편을 구상한 적이 있다는 말도 전해지는 상황이다. 또 김 전 대표는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찬을 한 사실도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9일 마지막 본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여부를 묻는 말에 “결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새누리당 내 잠재적 대선 후보들이 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회에 몸을 실을 수도 있다고 본다. 내가 만드는 싱크탱크는 당 바깥의 개혁적인 중도 보수세력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분당할 경우 친박계와 충청이 합치는 보수대연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기문 대망론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더민주에는 문재인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만 남게 된다.
이와 함께 호남과 부산·경남(PK) 연대론도 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전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또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 등이 모두 PK 출신이므로 이들이 연합한다면 호남과 PK가 동서 결합을 이뤄낼 수 있다는 시나리오이다.
정계개편 전망에 따라 가장 먼저 깃발을 들어올린 사람은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이다. 그는 지난 18일 5.18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새판 짜기에 앞장서겠다”며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에 뒤질 새라 같은 날 “합리적 보수가 오면 받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오랜 칩거를 깨고 나선 손 전 상임고문은 “4.13총선 결과를 깊이 새겨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해 기존 3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당을 만들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분화와 재편을 한차례 거친 두 야당은 19일 정계개편에 신중한 모습으로 돌아서 각자 셈법에 분주한 모습이다.
더민주로서는 제3 세력이 출현하는 정계개편이 이뤄지면 현재 1당에 오른 판 자체가 다시 흔들리는 것이므로 경계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필승카드론도 다소 흐려진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새누리당 내분을 둘러싸고 정략적 구상이 난무하고 있다”며 “대선 때 가서 논의할 일을 지금부터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의 정치 허무주의를 더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계했다.
정계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잘만 하면 2당도 될 수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칫 여권의 분열을 부추긴다는 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표정관리에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당이 주축이 되는 정계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 우리는 남의 불행을 우리의 행복으로 가져오려고 하는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우리는 이번 총선 민의대로 3당 구조를 국회를 통해서 발전적으로 성공시켜 생산적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내홍 사태는 중진연석회의가 열리는 20일을 기해 중대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연석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중진의원들의 중지를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이날에도 비대위 재인선을 요구하며 “당 내에다 총질하는 인사들”이라고 비난했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친박을 향해 “대통령 팔아 정치하는 매박”이라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정계개편은 레임덕의 시작이자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것을 잘 아는 정 원내대표와 당내 중진의원들이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