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정부가 조선·해운구조조정으로 인한 각국의 통상갈등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국책은행 지원금에 대한 일본과 EU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조선·해운구조조정으로 인한 각국의 통상갈등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정부의 요청으로 해외 무역관을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각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움직임이 없는지를 조사 중이다.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경쟁국이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WTO 규정에 위배되는 보조금 지급 등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WTO 제소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해외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례도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조선전문위원회(WP6)에 참석해 한국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4조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을 정부의 보조금이라고 지적했다. WTO는 정부가 국고를 동원해 자국 민간기업에 재정적 지원을 실시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열리는 WP6에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이와 관련한 반박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과 EU가 WTO에 제소할 확률은 낮다고 본다”며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한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조선·해운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의 지원이 앞으로도 통상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등 자리에 있는 한국 조선업계를 향한 주변국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이들은 한국의 구조조정 소식을 주시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이 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다면 즉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중심이 된 구조조정도 통상마찰을 유발할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와 관련해 입장을 분명히 하고 문제의 소지를 없애야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